[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마이클 보우덴(35)은 2016년 두산 소속으로 정규시즌 18승을 거두는 등 확실한 실적을 남긴 투수다. 특히 2016년 6월 30일 잠실 NC전에서는 KBO리그 역대 13번째 노히터 경기를 펼치면서 자신의 이름을 리그 역사에 새겼다. 2017년 재계약도 당연했다.
그러나 2017년은 기대만 못했다. 잦은 어깨 통증 속에 구속이 떨어지며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2017년 소화 이닝은 전년(180이닝)의 절반도 안 되는 87⅓이닝에 그쳤고, 3승5패 평균자책점 4.64에 머물렀다. 재계약이 어려운 성적이었고 보우덴은 한국에서의 경력을 마무리했다.
그 후 경력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우덴은 결국 어깨 수술을 받았다. 어깨 수술은 투수에게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재기 확률이 낮다. 이전의 기량을 되찾은 사례가 10%도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반대로 절반 이상의 선수들이 기나긴 재활에 지쳐 끝내 은퇴를 선언한다. 보우덴도 그럴 뻔했다. 그는 어깨 수술 재활을 마친 2019년부터 여러 구단의 문을 두드렸으나 상위 리그에서는 뛰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야구라는 스포츠를 사랑하고, 여전히 공을 던지고 있다. 무대가 어딘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시카고 지역 유력 매체 중 하나인 ‘시카고 선 타임즈’는 1일(한국시간) 독립리그에서 공을 던지게 된 보우덴의 근황을 전했다. 보우덴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경기는 여전히 재미있다. 나는 이 경기(야구)를 좋아하고, 경쟁하는 것을 좋아하며, 또 도전하는 것도 좋아한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말이다”고 웃어보였다.
보우덴은 2017년 시즌이 끝났을 때 자신의 어깨가 완전히 망가진 걸 알았다고 털어놨다. 보우덴은 “커피를 탈 수도 없었고, 찬장에서 접시를 꺼낼 힘조차 없었다”고 돌아봤다. 어깨 수술을 받았고 2018년 1년을 날렸다. 2019년 다저스 트리플A팀에서 뛰며 재기를 모색했지만 빅리그에 가지는 못했고, 2020년은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제 만 35세에 메이저리그에서 불러주는 곳이 없는 베테랑. 그러나 보우덴은 현역 연장의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보우덴은 “계속해서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미래에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 아직 몇 년 더 경기에 나설 수 있고 매우 높은 수준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하면서 “건강이 주된 관심사다. 아직 내가 원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지만 계속해서 공을 던질 것이다”고 했다.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해서도 각별함을 숨기지 않았다. 보우덴은 “한국으로 돌아갈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곳에서 엄청난 경험을 했었다. 아주 재밌는 야구였다. 그들은 나와 내 가족들을 아주 잘 대해줬다”고 그리움을 드러냈다.
보우덴은 “(어깨) 수술을 받았을 때 모든 것이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계속 뛸 수 있을지 몰랐다. 그래서 더 나아지고, 또 경기를 하는 게 축복받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회에 감사하게 된다”면서 “아이들은 내가 투구하는 것을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 쌍둥이들은 한국에서 어릴 때였고, 그 기억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제 아이들이 내가 투구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집념의 사나이가 한국 혹은 어디서든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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