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본인이 알아서 잘하겠지. 올 시즌 끝나고 FA(프리에이전트)인데. 투수 조장도 2년 연속으로 맡으니 후배들도 잘 이끌어 줬으면 좋겠어요.”

팔꿈치 수술 후 스스로 자기 관리를 아주 잘한 선수다. 그리고 원래 무리한다 싶으면 조절하는 꾀도 있다. 워낙 영리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팀 마무리이자 투수 조장 이현승(33)을 확실하게 믿고 있다.

두산은 호주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최근 날씨가 약간 궂은 편이기는 했어도 더운 날씨에서 선수들의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월 초순부터는 30대 베테랑 투수들도 본격적인 불펜 피칭에 들어가 페이스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감독 부임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지난해 바쁜 세밑을 보낸 김 감독은 첫 풀타임 마무리 시즌을 준비하는 이현승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본인이 알아서 잘하는 선수 아닌가”라고 이야기했다. 이현승은 딱 1년 전 5선발로 스프링캠프를 준비했으나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KIA와 시범경기에서 왼손 중지 골절상으로 재활에 들어갔다. 2015년 시즌 중반 마무리로 자리한 이현승은 초보 마무리인데도 41경기 3승 1패 18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2.89로 맹활약했다.

이현승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9경기 1승 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며 우승에 한몫했다. 선발진의 더스틴 니퍼트와 마무리 이현승이 없었다면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어려웠을 것이다. 초보 마무리로 성공하며 지난해 11월 프리미어 12 우승에 이바지했던 이현승은 2016년 시즌 처음부터 마무리로 시작할 예정이다. 두산이 구단 창단 이래 사실상 처음으로 보유한 ‘왼손 마무리’다.

기량에서 이현승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제구력이 리그 최고급인데다 스피드도 최고 구속 148km까지 올라왔을 정도. 그리고 2013년 상무 복무 시절 팔꿈치 복합 수술을 받은 이후 선수 본인이 스스로 몸 상태의 중요성을 알고 틈틈이 개인 훈련으로 관리하고 있다. 기량도 몸 관리도 성숙한 이현승에 대해 김 감독은 걱정하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와 협의해 몸 상태를 체크하는 정도가 이현승에 대한 간섭이라고 봅니다. 현승이에 대해서는 걱정 안 해요. 본인이 알아서 할 텐데. 시즌 끝나면 FA고.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투수 조장을 맡겼어요. 후배들 잘 이끌어 달라고. 야구 내외적으로 잘할 겁니다.”

방관이 아니다. 김 감독은 2010년 이현승이 히어로즈에서 이적했을 당시 1군 배터리 코치로 재직했고 이현승이 2011년 시즌 후 상무에 입대할 때 비슷한 시기 SK 배터리 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을 제외하면 ‘두산 이현승’을 오롯이 지켜보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잘 아는 지도자가 김 감독이다. 이현승을 믿고 있기 때문에 구태여 관리의 틀에 놓지 않는 것이다. 이현승은 감독의 믿음처럼 2016년에도 두산의 뒷문을 탄탄히 막을 것인가.  

[영상] 2015 PO 4차전 이현승 탈삼진 ⓒ 영상편집 장아라.

[사진] 이현승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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