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텍사스는 지난 18일(한국시간) 양현종(33·텍사스)을 양도지명(DFA) 처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17일 양현종을 25인 로스터에서 제외하고 트리플A로 보낸 지 딱 하루 만이었다.
양도지명 및 웨이버 공시는 선수를 40인 로스터에서 빼기 위한 절차다. 당초 양현종을 40인 로스터에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던 텍사스가 하루 만에 생각을 바꾼 것은 40인 로스터에 자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텍사스는 이날 LA 다저스의 우완 투수 데니스 산타나 영입을 확정했고, 산타나는 40인 로스터에 등록하기 위해 양현종을 명단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텍사스 담당기자 레비 위버는 이 결정을 “다소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다른 선수들을 뺄 수도 있는데, 메이저리그에서 언제든지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 가능한 양현종을 DFA한 것에 다소 놀랐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양현종은 웨이버 절차를 통과했고, 트리플A 팀으로 이관됐다.
양현종 측 관계자에 따르면 텍사스는 DFA 이전 이미 양현종과 이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텍사스는 양현종을 계속 보유하길 원했고, 그가 트리플A에서 로테이션을 돌며 언제든지 합류할 수 있는 선수가 되길 바랐다. 계속해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할 계획이었던 양현종도 이 결정을 받아들이고 트리플A에서 컨디션 향상에 주력하다는 계획이다.
위버는 “양현종은 트리플A팀인 라운드락에서 뎁스 강화에 나설 것”이라면서 양현종은 당분간은 텍사스 선발진의 보험으로 자리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 위버는 “산타나가 양현종보다 훨씬 나은 선수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산타나는 2018년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올해까지 통산 32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6.42를 기록했다. 선발로 나선 경험이 없다. 양현종이 선발과 롱릴리프를 담당할 수 있는 선수라면, 산타나는 순수 불펜에 가깝다. 올해는 23일(한국시간)까지 16경기에서 15이닝을 던지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 중이다. 사실 양현종보다 딱히 나을 것은 없는 성적이다. 이닝소화력은 오히려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위버는 “숫자는 그것이 아님을 시사하고 있다”면서 양현종이 산타나보다 못한 실력의 소유자가 아니라고 말한 뒤 “다만 이건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은 당장 승리보다는, 미래에 우승 도전 팀을 만들기 위해 누가 일원이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시즌이다. 따라서 2세 선수(산타나)와 33세 선수(양현종)가 같은 대우를 받을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즉, 비슷한 값이면 더 젊은 선수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텍사스고, 그런 기조에서 양현종보다 산타나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텍사스는 산타나를 40인 로스터에 등록한 뒤 곧바로 트리플A 팀으로 보냈다. 트리플A에서 뛴다는 건 같지만, 40인 소속인 산타나는 언제든지 콜업이 가능한 반면 양현종은 다시 40인에 등록해야 한다는 점에서 절차가 번거롭다. 이처럼 신분과 나이에서 불리한 양현종은 결국 실력으로 모든 의문을 잠재울 수밖에 없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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