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창원, 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영화 '범죄도시'에서 마동석(마석도 역)은 계란 까는 금광산(목욕탕 문신남 역)을 나무랐다. "계란이 왜 이렇게 퍽퍽해?"

그때 금광산이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삶은 계란이라서…."

마흔 살에 영화계에 뛰어들어 여기저기 오디션을 보러 다니던 늦깎이 배우 금광산의 존재를 알린 한마디였다.

금광산은 이 장면으로 관객들에게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고, 큰 덩치에 순박한 미소를 가진 신스틸러로 여러 작품에서 활약하고 있다.

1976년생 금광산은 40대 중반에 또 일을 벌였다. 이번엔 격투기다. 3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리는 <로드몰 로드FC 058>에서 '야쿠자' 김재훈과 무제한급으로 맞붙는다.

김재훈이 4전 4패 전적의 파이터라곤 해도, 아오르꺼러 같은 강자와 난타전을 벌인 싸움꾼. 당연히 데뷔전을 갖는 금광산이 언더독(질 가능성이 큰 파이터)이다.

김재훈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보여 주겠다"고 벼른다. 2일 공개 계체에서 금광산에게 몸싸움을 걸었다. 그리고 기세를 꺾어 놓겠다는 계산으로, 독화살 같은 한마디를 날렸다.

"정말 같잖아서!" 마이크를 바닥에 툭 던진 뒤 나가 버렸다. 한마디의 힘은 꽤 세다.

▲ 마동석은 단역부터 시작해 차츰 이름을 알렸고 최근 할리우드 진출에도 성공했다.

금광산은 드디어 케이지 위에 선다는 기분에 설레면서 긴장도 된다. "촬영장에서 슛 들어갈 때와 또 다른 느낌"이라며 웃었다. 이번엔 조연이 아닌 주연이기 때문이다.

"삶은 계란이라서…" 한마디가 배우 금광산을 일으킨 것처럼, 응원 한마디가 신인 파이터 금광산에게 새로운 힘을 불어넣었다.

"도전은 언제나 아름답다." 선배 마동석이 보낸 메시지였다. "다치지 말자. 늘 노력하자. 많은 부상을 겪고 복싱과 운동을 오래 하면서 느낀 점이다."

사실 마동석도 언더독이었다. 미국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무작정 넘어와 단역 배우부터 약 20년 동안 경력을 쌓아 여기까지 왔다.

주변 사람들이 "힘들다", "안 된다"고 할 때 묵묵히 꿈을 향했고, 오랜 기다림 끝에 '마블리'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더니 할리우드까지 진출했다. 마블 영화 '이터널스'에 출연한다.

금광산은 "(마)동석이 형은 액션 배우가 한 장면의 액션을 위해 정말 많이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동석이 형도 복싱을 30년 가까이 했다. 도전을 위해서 더 노력하라는 뜻이 아니었을까?"라고 말했다.

금광산은 임준수·명현만·김현민 등 190cm 장신의 타격가들과 훈련하며 이번 경기를 준비했다. 맞기도 많이 맞았다. 30년 만에 코피도 터졌다. 제대로 된 케이지 위 액션을 위해서였다.

▲ 김재훈과 금광산은 3일 로드FC 058 코메인이벤트에서 대결한다.

"삶은 계란이라서…." 금광산은 로드FC 케이지 위에서 명대사를 남기려고 한다. 이번엔 입이 아니라 몸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몸의 한마디를 준비하고 있다.

"훈련을 통해 새로운 삶의 활력을 느낀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후회는 없다. 젊은이들은 물론 저와 같은 아재들 혹은 더 연세 많은 인생 선배님들께도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로드몰 로드FC 058>은 오는 3일 SPOTV에서 생중계한다. 1부는 오후 4시부터, 2부는 오후 6시부터 시작한다.

■ 로드몰 로드FC 058
2021년 7월 3일 창원체육관

2부
[미들급 타이틀전] 황인수 vs 오일학
[무제한급] 김재훈 vs 금광산
[미들급] 최원준 vs 임동환
[페더급] 박해진 vs 오두석
[라이트급] 박시원 vs 김태성

1부
[밴텀급] 양지용 vs 이정현
[페더급] 이성수 vs 박진
[60kg 계약 체중] 김영한 vs 최세르게이
[플라이급] 서동수 vs 김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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