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23일(이하 한국 시간) 쿠바 하바나에 있는 에스타디오 라티노아메리카노 앞 거리는 경기 시작 3시간 반 전부터 경기를 보려는 수천 명의 관중으로 붐볐다. 이곳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와 쿠바 야구 대표팀이 친선경기를 벌였다.

경기에서는 탬파베이가 빅토르 메사 감독이 이끈 쿠바에 4-1로 이겼다. 제임스 로니가 2회 우전 적시타, 4회 우월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선발 맷 무어는 6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쿠바는 9회말 루디 레이예스의 솔로 홈런으로 무득점을 면했다.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냉전 시대 종식을 상징하는 행사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라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과 나란히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은 '파도타기' 응원을 함께하며 미소를 지었다. 23일 평가전은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에 발맞춰 멀어졌던 거리감을 '야구로' 좁히려는 노력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쿠바 방문과 함께 발표한 성명서에서 "야구는 미국과 쿠바가 공유하는 문화다. 우리의 문화이자 열정이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뜻한다"며 메이저리그 구단과 쿠바 대표팀의 평가전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으로는 88년 만에 쿠바를 방문했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야구가 대단한 점 가운데 하나는 미국 문화와 밀접하다는 점"이라며 "쿠바에 도착한 지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확신을 갖게 됐다. 야구는 쿠바 문화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고 말했다. 

탬파베이 외야수 케빈 키어마이어는 열기로 달아오른 관중석을 바라보며 "대단한 경험이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쿠바에서 메이저리그 팀이 경기를 한 것은 1999년 볼티모어 이후 탬파베이가 처음이다. 국교 단절로 직접적인 교류가 끊긴 사이에도 쿠바 출신 선수들은 꾸준히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메츠), 야시엘 푸이그(다저스) 등은 쿠바 출신 메이저리그 스타들이다.

미국 'ESPN'은 쿠바 태생 메이저리거는 1959년 이후 지금까지 116명이 있었고, 그 가운데 마틴 디아고(1977년), 토니 페레즈(2000년), 크리스토발 토리엔테, 호세 멘데즈(이상 2006년) 4명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고 보도했다.

[사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아래 왼쪽), 라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 / 1999년 볼티모어-쿠바 평가전 풍경 ⓒ Gettyimages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