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광명, 이교덕 기자] '새터민 챔피언' 최현미(25)는 세계복싱협회(WBA) 여자 슈퍼페더급(58.97㎏급) 타이틀 3차 방어에 성공했다.

최현미는 27일 광명동굴 예술의 전당 특설링에서 도전자 다이아나 아얄라(25, 콜롬비아)에게 3-0 판정승(100-90,100-90,99-91)하고 챔피언벨트를 지켰다. 13전 12승 1무로 2008년 데뷔 후 무패 전적을 이어 갔다.

키 172cm의 최현미는 165cm의 아얄라보다 양팔 길이에서 유리했다. 자신의 거리에서 잽과 스트레이트로 아얄라의 접근을 막았다.

34전의 경험 많은 아얄라는 거리를 좁혀 양 훅을 맞히는 게 우선 과제였다. 최현미의 복부를 겨냥하다가 머리로 주먹이 올라왔다.

하지만 최현미의 잽 견제를 뚫기가 쉽지 않았다. 가까이 붙기만 하면 쭉 뻗어 나오는 스트레이트에 안면을 허용했다.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아얄라는 궤적이 큰 훅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최현미는 7라운드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아얄라의 공세에 정타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곧 거리를 두고 잽을 살리는 자신의 게임을 유지했다.

9라운드엔 아얄라를 거칠게 두들겼다. 잽과 스트레이트를 내세운 전진 압박으로 코너로 몬 아얄라에게 접근전에서 날카로운 훅을 안겨 줬다. 10라운드에는 자신 있게 몸통 공격을 선사했다.

세 명의 부심 모두 챔피언 최현미의 완승으로 채점했다. 두 명의 부심은 열 라운드 모두 최현미가 우세했다고 봤고, 한 명의 부심은 한 라운드만 아얄라에게 주고 나머지 아홉 라운드를 최현미에게 줬다.

최현미는 "이 경기를 위해 애써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1990년 평양에서 태어난 최현미는 2001년 복싱을 시작했다. 2004년 탈북 후 동남아를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왔다. 2007년 전국아마추어복싱대회 60kg급에서 우승하고 2008년 프로로 전향했다.

최현미는 2008년 8월 프로 데뷔전에서 WBA 여자 페더급 챔피언에 올랐다. 2013년 5월 새넌 오코넬에게 판정승하면서 7차 방어까지 한 뒤 타이틀을 반납하고 체급을 올렸다.

2013년 8월 라이카 후진에게 이기고 WBA 여자 슈퍼페더급 잠정 챔피언이 됐다. 2014년 5월 케안펫치 슈퍼챔프스에게 TKO승하고 통합 챔피언벨트를 차지했다.

지난해 5월 미즈타니 치카에게, 12월 케안펫치 슈퍼챔프스에게 다시 이겨 두 번 타이틀을 방어했다.

최근 4연승하고 있던 아얄라는 중남미를 떠나 처음 치른 경기에서 최현미의 매서운 주먹에 고배를 마시고 전적 35전 19승 4무 12패가 됐다.

폐광이던 광명동굴은 광명시의 투자로 관광 테마 공원으로 재탄생했다. 특설 링이 설치된 예술의 전당은 동굴 안으로 5분 정도 들어오면 마련돼 있는 300석 관중석 규모의 문화 공연 공간이다. 복싱 경기가 동굴 안에서 치러진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사진] 최현미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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