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향해 달려가는 박소연(19, 단국대)과 최다빈(16, 수리고)이 세계선수권에 도전한다.

피겨스케이팅 2015~2016시즌을 마감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가 30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보스턴 TD가든에서 막을 올린다. 세계 랭킹 26위인 박소연은 이 대회 출전을 위해 27일 출국했다.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최다빈은 보스턴에 도착했다. 남자 싱글은 '맏형' 이준형(20, 단국대)이 출전한다.

평창 무대 꿈꾸는 박소연-최다빈, 최고 무대에 선다

박소연은 어느덧 시니어 3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에 3번째 출전하는 그는 2014년 도쿄 대회에서 9위에 올랐다. 박소연은 김연아(26) 이후 유일하게 세계선수권대회 10위 안에 진입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12위에 그쳤다.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성적도 그리 좋지 않았다.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는 9위, 컵 오브 차이나에서는 8위에 머물렀다. 2015년 정상에 오른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5위로 떨어졌다.

박소연은 지난달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선전했다. 이 대회에서 개인 최고 점수인 178.92점을 받으며 4위에 올랐다. 동메달을 획득한 혼고 리카(20, 일본, 181.78)에 2.86점이 모자라 아깝게 메달을 놓쳤다. 그러나 자신감을 되찾으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가 잦았던 그는 점프 구성을 바꿨다. 그동안 첫 점프로 트리플 살코-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했다.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는 이 기술 대신 트리플 러츠를 먼저 뛰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4대륙선수권대회를 마친 박소연은 "쇼트프로그램에서 늘 실수가 잦았다. 이 대회 이전에 쇼트프로그램에서 점프 구성을 바꿨다. 점프 구성을 바꿔서 그런지 그전보다는 부담이 덜했다"고 말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클린 연기를 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실수가 몇 차례 나왔다. 박소연은 "이번 대회에서 잘했지만 앞으로 중요한 대회가 남았다.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여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좋은 경기를 보여 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내가 연습한 만큼 보여 주고 싶다. 부담감을 덜고 즐겁게 스케이트를 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소연은 이번 대회에서 2년 만에 10위권에 진입하는 것은 물론 클린 연기에 도전한다.

최다빈은 올 시즌 두 번 출전한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라트비아, 오스트리아 대회)에서 모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가운데 ISU 국제 대회에서 두 대회 연속 메달을 획득한 것은 김연아 이후 처음이었다.

타이베이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시니어 대회 데뷔전을 가진 그는 개인 최고 점수인 173.71점을 받으며 8위에 올랐다. 지난 2월 동계체전 여고부 우승을 차지한 뒤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에 대해 "큰 대회이기 때문에 많이 긴장될 것 같다"며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서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보여 줬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 시즌부터 최다빈은 본격적으로 시니어 무대에 도전한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클린 연기에 도전하는 것이 목표다.

이준형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 첫 출전했다.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한 그는 19위에 머물렀다.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를 갈고닦았다. 세계 정상권 남자 선수들의 기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4회전-3회전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경쟁을 위해 필요한 4회전 점프를 연습한 그는 장기인 표현력과 스케이팅도 살려 개인 최고 점수(203.92) 경신에 도전한다.

아이스댄스에는 김레베카-키릴 미노프(러시아) 조가 출전한다. 지난해 쇼트댄스에서 26위에 그친 이들은 프리댄스에 출전하지 못했다. 김레베카-키릴 미노프 조는 세계선수권대회 컷 통과에 나선다.

'새로운 세대' 메드베데바-미야하라 우승 경쟁, 아사다의 마지막 무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우승 후보는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6) 엘레나 라디오노바(17, 이상 러시아) 미야하라 사토코(18, 일본) 그레이시 골드(20, 미국) 등이다. 가장 유력한 이는 메드베데바다. 그는 지난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세계선수권대회를 정복한 뒤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다.

메드베데바는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우승했지만 자국에서 열린 러시아 로스텔레콤 컵에서는 라디오노바에게 져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정상에 올랐고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을 차지다. 메드베데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3-3 콤비네이션 점프를 두 번 시도한다. 누구보다 높은 기술을 시도하기 때문에 큰 실수가 없다면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첫 우승이 유력하다.

세계 랭킹 1위 미야하라 사토코는 아사다 마오의 뒤를 이어 일본 여자 싱글 간판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2위에 올랐던 그는 올해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개인 최고 점수인 214.91점으로 우승했다.

메드베데바의 동료이자 경쟁자인 라디오노바도 메달권 진입은 물론 우승에 도전한다.

러시아와 일본 선수의 강세 속에서 미국이 기대를 거는 이는 골드다. 세계 랭킹 5위인 골드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프랑스 에릭 봉파르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5위에 그쳤다.

골드는 러시아, 일본 선수들과 경쟁에서 계속 밀렸다. 그러나 이번 대회가 자국에서 열리는 만큼 홈 어드밴티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5위에 오른 애슐리 와그너(24, 미국)도 홈 팬들 앞에서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아사다 마오(26, 일본)는 세계선수권대회에 9번째 출전한다. 아사다는 이 대회에서 3번(2008년 2010년 2014년) 우승했다. 2014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른 그는 1년 동안 휴식을 취했다. 올 시즌 빙판에 복귀했지만 성적은 좋지 않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최하위인 6위에 그쳤고 일본선수권대회에서는 후배들에게 밀리며 3위에 그쳤다.

일본 언론은 이번 대회가 아사다의 마지막 대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아사다는 지난해 12월 열린 일본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니칸 스포츠'를 비롯한 매체에 "이번이 마지막 일본선수권대회라고 생각했다"며 "은퇴를 생각하고 경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남자 싱글은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한유 유즈루(22, 일본)와 패트릭 챈(26, 캐나다) 진보양(19, 중국) 등이 우승을 놓고 경쟁한다.

[그래픽] 김종래 ⓒ 스포티비뉴스

[사진1] 박소연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사진2] 최다빈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사진3] 이준형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사진4]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 GettyImages

[사진5] 그레이시 골드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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