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치려고 달려들지만 닿지 않는다. 방망이를 든 쪽은 타자인데, 상대를 휘두르는 쪽은 오히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다.
오승환은 20일(이하 한국 시간) 콜로라도와 경기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6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앞서 18일 콜로라도전에서 1이닝 동안 공 11개로 3탈삼진을 올리며 20이닝을 넘어선 그는 메이저리그 불펜 투수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이다. 피홈런과 헛스윙 유도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20일 경기는 그의 메이저리그 20번째 등판이었다. 지금까지 성적은 21⅔이닝 10피안타 7볼넷 29탈삼진 3실점, 평균자책점 1.25다. 피안타 10개 가운데 장타는 2루타 3개. 아직 단 1개의 홈런도 맞지 않았다.
20이닝 이상 던진 메이저리그 불펜 투수 가운데 피홈런 '0'인 투수는 오승환을 비롯해 켈빈 에레라(캔자스시티), 데이비드 펠프스(마이애미), 마이크 몽고메리(시애틀) 등 5명 뿐이다. 삼진 비율은 35.4%로 3위, 피안타율은 0.133로 2위다.
내용을 보면 기록지 이상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 나타난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오승환이 던진 전체 투구의 58.2%만이 방망이에 닿았고, 또 20.4%는 헛스윙이 됐다. 두 부문 모두 20이닝 이상 던진 불펜 투수 가운데 1위다.
'아이스탯'이 제공하는 기록을 보면 오승환이 KBO 리그에서 뛴 마지막 시즌인 2013년 전체 투구 가운데 헛스윙 비율은 16.0%였다. 150타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가장 높다.
일본 '베이스볼데이터'에 의하면 한신에서 뛰던 지난해와 비교해 모든 구종의 헛스윙 비율이 올랐다. 포심 패스트볼은 13.8%에서 18.2%로 상승했다. 가장 비약적인 효과를 거둔 공은 슬라이더다. 17.1%에서 27.8%로 10%P 이상 차이가 난다.
지난해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0.283로 가장 비효율적인 구종이었다. 일본에서 재미를 못 본 공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달랐다. 지금까지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0.042에 그친다. 슬라이더를 던져서 맞은 안타가 겨우 1개다. 슬라이더가 '보여 주는 공'에서 '주 무기'가 되면서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불펜 투수로 발돋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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