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평화롭던 어느 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궁전광장에 브라질리언 주짓수 도복을 입고 검은 띠를 맨 무리가 나타나 행패를 부렸다. 가장 앞에 선 파비오 말도나도(36, 브라질)는 땅을 강하게 내리쳤다.

적들이 궁전을 부수려 하자 조각상들이 하나둘 눈을 떴다. 러시아 전통 무술인 붉은색 삼보 도복을 입은 남자들이 떼를 지었다. 예밀리야넨코 표도르(39, 러시아)가 최전방에 서서 러시아 국기를 두르고 적들을 향해 전진했다.

오는 18일(이하 한국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라시아 파이트 나이츠(EFN) 50 표도르와 말도나도의 경기 홍보 영상을 UFC가 10일 공개했다. UFC는 자사가 운영하는 방송 네트워크 'UFC 파이트 패스(UFC Fight Pass)'에서 EFN 50을 생중계하기로 했다.

표도르와 말도나도는 나란히 자기 나라의 전통 무술 도복을 입었고, 국기(國旗)를 둘렀다. 국가를 대표해 싸우는 셈이다. UFC는 이 경기를 러시아와 브라질의 국가 대항전이라고 홍보했다.

표도르는 40전 35승 4패 1무효 전적을 지닌 강자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지지 않았다. 링스와 프라이드에서 챔피언에 오르는 동안 미르코 크로캅, 마크 헌트,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등을 꺾으며 헤비급 '최종 보스'로 군림했다.

2012년 6월 은퇴했다가 3년 6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복귀한 표도르는 지난해 12월 라이진FF 스페셜 매치에서 자이딩 십을 1라운드 3분 2초 만에 파운딩 TKO로 이기며 건재를 알렸다. 2012년 6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진 은퇴전 뒤 4년 만에 찾는 홈 경기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

표도르는 삼보에 강한 자긍심을 갖고 있다. 지난 3월 스웨덴 매체와 인터뷰에서 젊고 열정적인 자국의 삼보 파이터들을 치켜세우면서 "머지않아 러시아 삼보 파이터가 종합격투기 무대를 평정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말도나도는 2000년 데뷔해 22승 9패 전적을 쌓은 베테랑이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UFC 라이트헤비급과 헤비급에서 싸워 5승 6패를 남겼다. 프로 복서로 활동하는 타격가로서, 영상에서 입은 주짓수 도복과는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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