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스포츠 클라이밍 여자 리드 부문의 일인자 김자인(28, 스파이더코리아)이 있기까지 가족들의 영향과 도움은 매우 컸다.

김자하(33) 김자비(30) 김자인 남매는 산악인 부모의 영향을 받았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등산을 즐겼던 이들은 산악인이 됐고 스포츠 클라이밍의 길을 걸었다. 이름 중간의 '자'자 돌림은 등산용 로프인 자일의 앞 글자을 딴 것이다. 남매이자 스포츠 클라이밍 동료인 이들은 2013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더자스클라이밍짐을 열었다. 삼남매가 함께 운영하는 이곳은 스포츠 클라이밍을 배우려는 이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김자인의 큰 오빠인 김자하는 국제 대회에서 선전하는 여동생의 코스를 도왔다. 작은 오빠 김자비도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남매가 모두 이 길을 걷게 된 이유는 부모님의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부모님이 잘 이끌어 주셨고 지원을 받으며 열심히 해 왔죠."

김자하가 가장 먼저 스포츠 클라이밍을 시작했고 김자비는 1년 뒤 인공 암벽을 올랐다. 그리고 김자인도 김자비의 뒤를 따라 이 종목에 도전했다. 김자비도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올려 왔다. 지난 5월 열린 제 36회 전국스포츠클라이밍선수권대회 남자 일반부 볼더링에서 우승했다.

▲ 더자스클라이밍짐에서 훈련하고 있는 김자비 ⓒ 한희재 기자

지난해까지 그는 볼더링에 집중하며 훈련했다. 올해부터는 볼더링과 리드를 병행하고 있고 전국선수권대회 리드 결승에 진출했다.

김자비는 오는 25일 서울 반포한강시민공원 내 예빛섬에서 열리는 스파이더 한강 클라이밍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초여름에 진행되는 이 대회는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열리는 워터 클라이밍이다. 딥 워터 솔로잉(Deep Water Soloing)은 로프 없이 해벽에서 하는 등반이다. 흔히 해벽에서 많이 하지만 강변에서 하는 경우도 있고 거대한 수영장을 배경으로 하는 대회도 있다. 로프 없이 자신의 몸을 활용해 암벽을 등반한 뒤 떨어지면 물에 빠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동생 김자인은 물론 후배들과 함께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 거는 기대가 특별하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딥 워터 솔로잉에서 스포츠 클라이밍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

동생 김자인에 대해 그는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 정말 대단하고 대견하게 생각한다. 스포츠 클라이밍을 널리 알렸고 세계 정상까지 올랐다"며 칭찬했다.

▲ 왼쪽부터 김자인 김민선 김자비 ⓒ 한희재 기자

스포츠 클라이밍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꿈의 무대인 올림픽 출전에 대한 생각이 없냐는 질문을 받은 그는 "몸이 버텨 준다면 가고 싶다"고 말했다.

"4년 뒤 제 나이는 선수로 적은 나이가 아니고 치고 올라오는 어린 선수들도 있어요. 가정도 있어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아내가 올림픽 종목에 들어가면 은퇴 무대로 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해 주더군요. 스스로도 제 몸이 버텨 준다면 동생과 올림픽에 나가고 싶습니다."

한편 SPOTV+는 25일 저녁 7시 30분부터 스파이더 한강 클라이밍 챔피언십을 생중계한다.

[영상] 김자비 인터뷰 ⓒ 촬영,편집 스포티비뉴스 장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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