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암벽 여제' 김자인(28, 스파이더코리아)의 영향으로 스포츠 클라이밍이 널리 알려졌다. 여자 리드 일인자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그는 후배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제 2의 김자인' 또는 김자인의 뒤를 이어 스포츠 클라이밍 정상에 도전하려는 유망주들이 있다. 김민선(19,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도 이들 가운데 한 명이다.

김민선은 한국 스포츠 클라이밍의 떠오르는 신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의 길을 걷게 된 그는 전국 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했다. 고등학생 때 국가 대표가 된 그는 지난달 열린 제 36회 전국스포츠클라이밍선수권대회 여자 볼더링에서 우승했다.

김민선은 산악 등반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이 종목을 시작했다. 어린 시절 그는 발레리나를 꿈꿨다. 토 슈즈를 신고 많은 이들 앞에서 연기하는 미래를 꿈꿨던 그는 스포츠 클라이밍을 만나며 진로를 바꿨다.

"발레는 어렸을 때 시작해 5년에서 6년 정도 했어요. 제가 키가 작고 팔다리도 짧다 보니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때 이 종목을 만났죠. 저에게 잘 맞고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다 보니 스포츠 클라이밍을 더 좋아하게 됐어요."

▲ 인공 암벽을 오르고 있는 김민선 ⓒ 한희재 기자

김자인은 153cm의 작은 키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공 암벽 봉우리에 깃발을 꽂았다. 김민선도 155cm의 단신이다. 발레를 하고 싶었지만 작은 키로 고민했던 그는 스포츠 클라이밍에서 새 길을 찾았다.

세계 챔피언 김자인이 가까운 곳에 있는 점은 좋은 자극이 됐다. 김민선은 "잘하는 선배가 계셔서 (경기를)보고 본받을 수 있다. (김)자인 언니도 키가 작은데 나도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민선은 김자인의 정신력을 가장 본받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아직 끝까지 하려는 정신력이 부족하다. 언니에게 이런 점을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등반해야 할 고지가 많은 김민선은 딥 워터 솔로잉(Deep Water Soloing)에 도전한다. 딥 워터 솔로잉은 로프 없이 해벽에서 하는 등반이다. 흔히 해벽에서 많이 하지만 강변에서 하는 경우도 있고 거대한 수영장을 배경으로 하는 대회도 있다. 로프 없이 자신의 몸을 활용해 암벽을 등반한 뒤 떨어지면 물에 빠지는 것이 특징이다.

오는 25일 서울 반포한강시민공원 내 예빛섬에서 열리는 스파이더 한강 클라이밍 챔피언십은 딥 워터 솔로잉이다. 김민선은 "새로운 도전이라 재미있지만 수영을 하지 못해 걱정된다"고 밝혔다.

▲ 김민선 ⓒ 한희재 기자

한결 가벼운 몸으로 암벽을 등반하고 싶지만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하는 것이 고민이다. 그는 "코치님도 살을 빼라고 하는데 빵하고 초콜릿 등 단 것을 좋아해 걱정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민선은 다음 달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리는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다. 여자 리드 부문에 도전하는 그는 준결승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많은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들은 4년 뒤에 열리는 올림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무럭무럭 성장할 김민선의 각오는 단단하다. 

"도쿄 올림픽은 앞으로 4년이 남았는데 지금은 실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4년 동안 많이 준비해서 지금보다 나은 실력으로 출전하고 싶어요."

한편 SPOTV+는 25일 저녁 7시 30분부터 스파이더 한강 클라이밍 챔피언십을 생중계한다.

[영상] 김민선 인터뷰 ⓒ 촬영,편집 스포티비뉴스 장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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