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홍지수 기자] 전력 보강 기회가 온다. 남을 수도 있고, 떠날 수도 있다. 그러나 비싸도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에이스'들을 영입할 수 있는 FA 시장이 열린다.

KBO는 지난 7일 2017년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2017년 FA 자격 선수는 모두 18명이다. 공시된 2017년 FA 자격 선수는 공시 이후 2일 이내인 9일까지 KBO에 FA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해야 하며, KBO는 FA 권리 행사를 신청한 선수들을 신청 마감 다음 날인 10일 FA 승인 선수로 공시한다. FA 승인 선수는 공시 다음 날인 11일부터 모든 구단(해외 구단 포함)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 가운데 최형우(삼성 라이온즈)와 황재균(롯데 자이언츠) 등 KBO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도 있지만 각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투수들이 눈에 띈다. 김광현(28, SK 와이번스)과 양현종(28, KIA 타어거즈), 차우찬(29, 삼성 라이온즈)이 FA 자격을 얻었다. 이들은 어느 팀에 가도 1선발 또는 2선발 노릇을 하면서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길 수 있는 각 팀 마운드의 핵심이다.

비싸도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3명 모두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왼손 투수, 그리고 선발 요원이다.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두산 베어스의 사례를 보면 부담이 되더라도 FA 자격을 얻은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의 영입전에 뛰어들 만하다.

두산은 '판타스틱4'로 불리는 더스틴 니퍼트-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유희관 등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1995년 이후 21년 만에 정규 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시리즈에서 한번도 패하지 않고 통합 우승을 일궜다. 때문에 그만큼 기량이 검증된 젊은 선발 투수 영입에 욕심을 낼 만하다.

▲ 두산 베어스 장원준 ⓒ 한희재 기자
 두산 선발진에서 맹활약하며 FA 성공 사례를 보여 준 장원준(31)도 참고할 수 있다. 장원준은 롯데에서 두산으로 이적하면서 4년 84억 원 계약을 맺었다. 당시 장원준에게 84억 원을 안긴 점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오갔지만, 장원준은 두산 이적 이후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고 두산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데 이바지했다. 장원준도 FA 자격 취득 당시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처럼 20대 후반이었다.

아직 해외 진출 여부가 남아 있고 원 소속 팀 잔류는 확신할 수 없지만, 어쨌든 '빅3'가 국내 잔류를 선택한다면 투수 FA 역대 최고액을 깰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역대 투수 FA 최고액은 윤석민(KIA 타이거즈)이다. 지난해 3월 미국 도전을 마치고 친정인 KIA로 복귀하면서 4년 90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SK와 KIA는 각각 김광현과 양현종을 국내 타 구단에는 뺏기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삼성의 경우에는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뀌면서 씀씀이가 달라졌다. 차우찬과 최형우, 투타 핵심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었다. 새로 부임한 김한수 감독이 최형우와 차우찬을 잡아 달라고 구단에 요구했지만 모두 잡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김광현은 2007년 데뷔 이후 10시즌 동안 통산 108승 63패 2홀드,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했다. 양현종도 2007년에 데뷔했다. 양현종은 KIA에서 출발했다. 그도 10시즌 동안 공을 던졌고 87승 60패 9홀드,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차우찬은 삼성에서 데뷔했다. 2006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11시즌 동안 70승 48패 3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김광현과 양현종, 차우찬은 어느 팀에 가도 부상만 없다면 확실한 '필승 카드'다. 그들의 행선지에 따라 내년 시즌 순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올해부터 FA와 원 소속 구단의 우선 협상 기간이 사라졌다. FA 영입 전쟁은 11일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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