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하킴 올라주원과 닮았다. 7피트 신장에 아프리카 출신(카메룬), 페인트존에서 부드러운 '드림 셰이크' 스텝이 올라주원을 떠오르게 한다. 빼어난 1대1 포스트업 무브는 물론 탄탄한 리바운드·슛블록 능력을 자랑한다. 스물둘 젊은 나이에 공수겸장 그릇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했다. 올겨울 가장 뜨거운 신예 빅맨 조엘 엠비드(22,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연일 폭발적인 퍼포먼스로 팬과 관계자, 동료를 놀라게 하고 있다.

2014년 미국 프로 농구(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데뷔 뒤 2년 동안 오른발 부상으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애초 데뷔 3년째를 맞아 원숙한 기량을 뽐내야할 시점이지만 엠비드는 말그대로 '생짜 신인'이다. 시즌 개막 전 "다시 시작할 준비를 완벽하게 마쳤다. 난 100% 준비됐다. 몸 상태가 정말 좋다"고 말했지만 믿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신인으로서 패기 있는 마음가짐이 엿보인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실력으로 자신의 말을 증명하고 있다. 브렛 브라운 감독이 의료진 권고에 따라 출전 시간을 22분 12초밖에 허락하지 않고 있다. 뛰는 시간만 보면 일반적인 백업 선수 수준이다. 그러나 코트를 밟는 동안 묵직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엠비드는 올 시즌 평균 18.8점 6.8리바운드 2.3슛블록 야투 성공률 44.7%를 기록하고 있다. 36분 기준으로 환산하면 30.6점 11.1리바운드 3.8슛블록으로 치솟는다. 단연 MVP급 성적이다. 외곽슛 성공률 58.3%, 자유투 성공률은 79.2%에 이른다. 잦은 실책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약점이 없는 선수다.

▲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조엘 엠비드
분당 생산력(PER) 23.7로 올스타급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3점슛과 자유투에 보정을 가한 슈팅 효율성 수치(TS%)도 58.2%에 달한다. 승부처 집중력도 뛰어나다. 12일 안방에서 열린 인디애나전에서 4쿼터·연장 동안 눈부신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팀이 올 시즌 7연패를 마감하는 데 공을 세웠다. 연장 종료 1분 57초 전 투입된 그는 인디애나 라보이 앨런에게 보너스 원샷을 뺏고 스코어를 107-105로 뒤집었다. 이어 폴 조지의 동점을 노린 점프 슛도 기민한 도움 수비로 방해했다. 경기 종료 약 11초 전 공 소유권이 정해지지 않은 어수선한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공을 거머쥔 이도 엠비드였다. 공수에서 눈에 띄는 존재감으로 홈 팬들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다.

동료들도 입을 모아 엠비드를 칭찬하고 있다. 다리오 사리치는 12일 '식서스닷컴'과 인터뷰에서 "엠비드는 의심할 여지 없는 미래 최고 스타 빅맨이다. 어쩌면 은퇴할 때 올스타 선정 횟수가 '15'에 이를지도 모른다. 정규 시즌 MVP에도 뽑힐 수 있는 재목이다. 엠비드와 함께 코트를 누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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