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어" 한국이 실패한 메이저리거 살려 냈다…KBO리그 방출→134m 초대형 홈런 작렬→ML 689승 감독도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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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한국에서 방출됐지만, 다즈 카메론(29)은 KBO리그에서 보낸 시간이 자신의 야구 인생을 바꿨다고 생각한다. 두산 베어스에서 변화구를 상대하며 다듬은 타격 접근법이 메이저리그 복귀 이후 맹타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메론은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카메론은 5회 탬파베이 좌완 선발 이안 세이무어가 던진 체인지업을 받아쳐 왼쪽 외야 너머 D링 캣워크까지 날려버렸다. 비거리는 무려 442피트(약 134.7m). 카메론이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한 통산 12개 홈런 가운데 가장 멀리 날아간 타구였다.
메이저리그에서 689승을 지휘한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내가 트로피카나필드에서 본 홈런 가운데 가장 멀리 날아간 타구 중 하나"라고 놀라워했다.
동료 네이선 룩스 역시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며 "그에게 그런 힘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인지는 몰랐다. 정말 대단했다"고 감탄했다.
그런데 카메론은 이 홈런을 이야기하면서 한국에서 보낸 시간을 꺼냈다.
카메론은 "상대 투수가 나를 상대로 무엇을 하려는지 이해하고 있었다. 내 접근법을 믿었다"며 "공을 앞쪽에서 잡아 구장의 넓은 쪽으로 강하게 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KBO리그 경험이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카메론은 "한국에서는 스트라이크존 안이나 가장자리로 들어오는 회전이 많은 공을 상대했다"며 "그러면서 변화구를 치기 위해 내 타격 접근법을 정말 세밀하게 다듬고, 무리하지 않고 내 스윙 안에서 해결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고 돌아봤다.
계속해서 "한국에도 분석 부서가 있었다. 상대 투수를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 경기에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줬다. 나는 그것을 바탕으로 경기에 들어가는 접근법을 만들었다. 상대 투수들이 나를 어떻게 공략할지 생각하면서 루틴을 준비했고, 그 과정을 지키려고 했다. 그러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에 따르면 카메론에게 한국행은 애초 메이저리그로 돌아가기 위한 짧은 우회로가 아니었다.
201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을 만큼 빠른 배트 스피드와 운동 능력을 인정받았던 카메론은 이전 겨울에도 일본 구단들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아시아 진출을 결심한 것은 지난겨울이 처음이었다. 지난해 11월 두산과 계약하면서 KBO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당시 계획은 한국에서 한두 시즌 정도 뛰면서 이후를 바라보는 것이었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상황이 바뀌었다. 카메론은 두산에서 7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 출루율 0.360, 장타율 0.473, 9홈런 9도루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기면서 지난 6월 방출 통보를 받았다.
자유계약 선수로 풀린 카메론에게 두산을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달 9일 토론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카메론은 "지금 내가 여기 있는 것은 원래 계획이 아니었다"고 인정하면서 "토론토와 일이 잘 풀렸다. 토론토는 내가 구단에 합류해 시스템을 거치면서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길 원했다"며 "야구를 하면서 여러 관계를 만들게 되지만 결국 내가 원했던 최종 목적지는 여기,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다시 이런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토론토 역시 이전부터 카메론에게 관심을 갖고 있었고 기회는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다. 주축 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뇌진탕으로 이탈하자 토론토는 카메론을 메이저리그로 불러올렸다.
카메론 스스로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트리플A 버팔로에서 23경기 타율 0.367, 출루율 0.462, 장타율 0.582에 3홈런 10도루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재입성을 강하게 어필했다.
빅리그에서도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복귀 이후 3경기에서 벌써 4안타를 쌓았다. 이날에는 메이저리그 개인 최장거리 홈런과 멀티히트를 동시에 기록했다.
카메론의 활약은 토론토에도 반갑다. 토론토는 올 시즌 내·외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오른손 장타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찰스 맥아두에 이어 카메론까지 힘을 보태면서 슈나이더 감독이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났다.
카메론은 지난 6년 동안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치면서도 메이저리그에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화려한 운동 능력과 잠재력은 인정받았지만 이를 꾸준한 성적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KBO리그는 또 다른 배움의 무대가 됐다. 두산에서 시즌을 끝까지 보내지는 못했지만, 변화구를 상대하는 방법과 투수들의 의도를 읽는 방법을 배웠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다만 카메론에게 또 하나의 고비가 기다리고 있다. 카메론은 마이너리그 옵션이 없다. 게레로 주니어가 예정대로 복귀한다면 토론토는 로스터 정리를 해야 한다. 다시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경쟁에 놓이는 셈이다.
카메론은 "공격과 수비, 주루와 타격 등 모든 면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팀을 계속 돕고 싶다. 내게 주어지는 모든 기회를 살리고 싶다. 상황을 이해하고 그 상황에서 어떤 접근법을 가져가야 하는지 파악한 뒤, 기회가 왔을 때 결과를 만들어내려고 한다"고 당장 주어진 기회에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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