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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나 버스에 제대로 탑승" 이소희-백하나, 24년 만의 金..."소희 언니,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화답

작성일: 2026.09.29 20:24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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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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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치노미야(일본), 신인섭 기자] 100점짜리 경기가 필요하다던 이소희-백하나가 그 이상을 해냈다. 106분에 걸친 혈투 속 24년 만에 대업을 이뤄냈다. 

세계 랭킹 2위 이소희-백하나는 29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복식 결승에서 세계 1위 류성수-탄닝(중국)을 게임 스코어 2-1(26-28, 21-18, 21-18)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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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복식이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것은 2002 부산 대회 라경민-이경원 이후 무려 24년 만이다. 2023 항저우 대회 결승에서 천칭천-자이판(중국)에게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던 이소희-백하나는 두 대회 연속 결승에 올라 이번에는 기어코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차지했다.

그야말로 혈투였다. 1게임부터 두 조가 끈질긴 랠리를 주고받았다. 이소희-백하나는 무려 다섯 차례 게임 포인트를 잡았지만 끝내 26-28로 첫 게임을 내줬다.

자칫 3년 전 항저우의 악몽이 떠오를 법한 흐름.

백하나는 "항저우 때도 1게임에서 이기고 있었고, 2게임에서도 앞서다가 잡혔던 기억이 있다. 오늘도 이기고 있다가 잡히면서 그런 생각이 조금 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소희는 첫 게임 패배를 빠르게 털어냈다. 그는 "1게임이 듀스까지 갔기 때문에 흐름상 가져오면 유리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어차피 진 경기니까 2게임이라도 빨리 가져오자고 생각했다. 장기전으로 가면 우리가 조금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예상대로 승부는 길어졌다. 이소희-백하나는 2게임을 21-18로 잡아내며 승부를 마지막 3게임으로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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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게임에서도 두 조가 마지막까지 물고 늘어지는 접전을 펼쳤다.

체력은 바닥을 향했다. 이소희의 허벅지에는 경련까지 찾아왔다.

이소희는 "넷 중에 제가 먼저 뒷벅지에 쥐가 올라왔다. 최대한 버티면서 뛰고 있었는데 나중에는 중국 선수들이 조금 더 심하게 올라오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포기할 수는 없었다. 4년에 한 번 찾아오는 아시안게임 결승이었다. 게다가 금메달까지 불과 몇 점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이소희는 "거의 후반부에 근육이 올라왔는데 몇 점 남지 않았을 때였다. 쥐가 조금 올라온 것 때문에 경기 승패가 갈리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았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대회이지 않나. 일단 최대한 버티고 뛰었다"고 말했다.

백하나 역시 옆에서 파트너의 투혼을 지켜봤다. 그는 "오늘 정말 힘든 경기였다. 2게임의 고비를 견뎌내지 못했다면 3게임까지 기회가 없었을 것"이라며 "언니가 마지막 힘까지 짜내서 때려주고 많이 뛰어줬다. 그게 오늘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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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지막에 웃은 쪽은 한국이었다. 3게임마저 21-18로 가져오면서 106분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 선수는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코트 위에서 기쁨을 만끽했다.

준결승을 마친 뒤 자신의 경기력에 80점을 줬던 이소희는 결승에서 이기려면 "100점이 필요하다"고 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다시 점수를 묻자 답은 달라졌다. "120점입니다"라며 웃었다. 

한국 여자 복식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시계도 24년 만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소희에게는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2002 부산 대회 여자 복식 금메달리스트인 이경원은 현재 대표팀 코치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한국 여자 복식의 여러 기록이 이경원 코치 세대에서 멈춰 있었지만 이제 이소희-백하나가 하나씩 그 기록을 넘어서고 있다.

이소희는 "경원 쌤에게서 멈춰 있는 여자 복식 기록이 대부분 많다"며 "저희가 그걸 하나씩 '도장 깨기' 하고 있다는 게 정말 기분 좋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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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과 메달 색깔도 달라졌다. 항저우에서는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면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는 마지막 경기를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소희는 두 메달의 차이를 묻자 "너무 많이 다르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이어 "은메달은 지고 끝나는 것이고 금메달은 이기고 끝나는 것이다. 기분 자체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 직후에는 두 사람이 미리 약속했던 세리머니도 나왔다. 백하나가 이소희를 등에 업었다.

백하나는 시상식을 마친 뒤 '언니를 직접 업어보니 어떻더냐'는 질문에 "생각보다 쩜쩜쩜…"이라고 장난을 치며 "이런 큰 대회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에 했던 공약을 이룰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했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들은 애국가도 특별했다. 백하나는 "애국가는 들으면 들을수록 정말 좋은 것 같다. 애국가를 듣고 싶어서 금메달을 따고 싶은 마음도 컸다"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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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편에는 단체전에 대한 미안함도 남아 있었다. 이소희-백하나는 앞서 단체전에서 두 차례 출전해 모두 패했고 한국은 동메달에 머물렀다.

이소희는 "솔직히 단체전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한쪽 가슴에 남아 있다. 개인전을 좋게 마무리해서 기쁘지만 열심히 준비한 다른 선수들과 코치, 감독님께 미안한 마음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그래도 개인전 마지막은 더할 나위 없었다. 세계 1위를 넘어 24년 만의 금메달을 따냈고, 항저우에서 놓쳤던 마지막 한 걸음까지 내디뎠다.

서로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백하나는 "언니, 오늘 정말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2게임에서 잘 풀어줘서 저도 힘내서 뛸 수 있었던 것 같다. 4년에 한 번 오는 큰 대회에서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며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웃었다.

이소희도 파트너에게 공을 돌렸다. "제가 하나 버스에 제대로 탑승한 것 같다. 높은 목적지까지 올려줘서 고맙다"며 속내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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