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 놓쳤다' 韓 핸드볼, 숙명의 한일전서 32-37 분패…16년 만의 金 도전→메달 없이 4위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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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한국 남자 핸드볼 대표팀이 '숙명의 한일전'에서 일본에 분패해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16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꿈꿨던 한국은 끝내 메달 없이 최종 4위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마쳤다.
전날 아시아 최강 카타르와 사투를 벌인 여파가 마지막까지 발목을 잡았다. 몸은 무거웠고 백코트는 늦었다. 공격에선 일본 골키퍼 나카무라 다쿠미의 '선방쇼'에 번번이 막혔다.
후반 한때 3점 차까지 따라붙으며 마지막 힘을 짜냈지만 끝내 흐름을 뒤집지 못했다.
조영신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9일 일본 아이치현 이나자와 엔트리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핸드볼 동메달 결정전에서 개최국 일본에 32-37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동메달 획득에 실패해 최종 4위로 대회를 마쳤다.
16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꿈꿨던 조영신호로선 아쉬움이 짙은 결말이다.
한국은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한 카타르와 혈전을 벌였다.
전반을 16-16으로 맞섰고 경기 종료 5분여 전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막판 수비가 흔들리면서 연속 실점해 30-32로 석패했다.
2010 광저우 대회 이후 16년 만의 금메달 도전이 그렇게 무산됐다.
경기 뒤 조 감독이 눈물을 훔칠 만큼 모든 힘을 쏟아부은 승부였다.
조 감독은 "일대일 대인 방어가 쉽지 않아 공을 잡은 선수를 2~3명이 둘러싸는 협력 수비를 펼쳤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에너지를 2~3배 더 쓸 수밖에 없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한일전의 특수성을 생각하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경기다. 선수들이 빨리 체력을 회복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불과 하루 만에 다시 코트에 선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다.
'에이스' 센터백 후지사카 나오키를 선발에서 제외한 일본은 경기 시작부터 빠르게 움직였다. 레프트백 요시노 다츠키의 9m 중거리포로 포문을 열었다.
한국은 박광순(SK호크스)이 첫 슈팅 실패 뒤 직접 리바운드를 따내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후 일본의 공세를 좀처럼 제어하지 못했다.
피벗 다마카와 히로야스를 중심으로 요시노, 츠타야 다이가가 릴레이 골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스코어가 1-4로 벌어졌다.
한국에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전반 4분38초 나카타 고타가 송제우(후쿠오카 골든 울브스)의 슈팅 과정에서 발을 집어넣어 2분 퇴장을 당했다.
수적 우위를 확보했다.
그러나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일본은 좌우 윙을 폭넓게 활용해 한국 수비를 흔들었다. 측면을 의식하면 중앙이 열렸고, 중앙 간격을 좁히면 다시 측면으로 공을 돌렸다.
한국 공격은 조급했다.
충분히 공간을 만들기 전에 슈팅을 시도하는 장면이 잦았다. 일본 골문을 지킨 나카무라는 이를 기다렸다는 듯 연이어 쳐냈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세이브 4개를 기록할 만큼 손끝이 뜨거웠다.
실책까지 겹쳤다.
한국은 전반 8분대 연이어 공격권을 잃은 뒤 속공을 허용했다. 어느새 스코어가 2-8까지 벌어졌다.
조 감독이 전반 8분47초 첫 작전타임을 요청했다.
김진영(상무)이 해결사로 나섰다.
장기인 9m 중거리포를 연이어 꽂았다. 혼자 4골을 연속으로 책임지며 꺼져가던 추격 불씨를 되살렸다.
그러나 한국이 한 걸음 다가서면 일본이 다시 달아났다.
공수 전환 속도에서 차이가 컸다.
전날 카타르와 60분 혈투를 치른 한국은 공격에서 공을 잃은 뒤 빠르게 수비 진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일본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속공으로 연결했다.
전반 18분45초에는 다나카 다이스케가 반박자 빠른 러닝슛을 꽂아 격차를 9-15까지 벌렸다.
한국은 공격에서도 답답했다.
일대일 돌파로 일본 수비를 깨뜨리지 못하자 자연스레 롱슛과 중거리슛 비중이 높아졌다.
나카무라에겐 오히려 수읽기가 쉬워졌다.
한국이 힘겹게 기회를 만들면 나카무라가 지웠다.
결국 한국은 전반을 12-17로 뒤진 채 마쳤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박광순-이요셉(인천도시공사)-김진영으로 '스리백'을 가동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효과가 있었다.
13-19로 뒤진 후반 2분46초 박광순이 환상적인 비하인드 노룩 패스를 찔렀다. 전진수(인천도시공사)가 일대일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마무리했다.
곧이어 이요셉이 역습 상황에서 골문 구석을 겨냥한 절묘한 슈팅으로 격차를 4점까지 좁혔다.
김진영의 중거리포와 하민호의 득점까지 터졌다.
17-20.
한국이 어느새 3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꺼져가던 동메달 불씨가 다시 살아났다.
그러자 일본이 다시 '윙'을 해법으로 꺼냈다.
좌우 측면에서 연속 득점을 챙기며 22-17로 달아났다.
김진영이 다시 팔을 걷어붙였다.
후반 7~8분대 연이어 9m 중거리포를 꽂았다. 후반 9분24초에는 피벗 진유성(상무)의 득점까지 도우며 공격 혈로를 뚫었다.
한국은 김진영을 중심으로 악착같이 추격했다.
문제는 득점에 들이는 에너지였다.
한국이 한 골을 넣기 위해 여러 차례 몸싸움과 패스를 거쳐야 했다면 일본은 상대적으로 손쉽게 득점을 쌓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차이가 선명해졌다.
후반 11분53초 김진영의 9m 슈팅이 다시 나카무라에게 막혔다.
이어진 일본 공격에선 후지사카가 중앙을 파고들어 일대일 기회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21-27.
한국 선수들의 발은 눈에 띄게 무거워졌다.
발이 코트에 박힌 듯했다.
그래도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후반 18분15초 송제우가 단독 속공을 성공해 26-30을 만들었다.
4점 차.
아직 가능성은 남아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일본은 나카타와 다나카의 연속 득점으로 다시 달아났다.
설상가상 후반 22분 김연빈(SK호크스)이 수비 과정에서 2분 퇴장을 받았다.
수적 우위를 잡은 일본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와타나베 진과 나카타가 연속으로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스코어는 28-34까지 벌어졌다.
종료까지 약 6분.
사실상 이때 승리 추가 일본 쪽으로 기울었다.
한국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끈질기게 뛰었다.
그러나 전날 카타르와 혈전을 치른 뒤 하루 만에 다시 펼친 60분 승부를 뒤집기엔 남은 힘이 부족했다.
최종 스코어 32-37.
16년 만의 정상 탈환을 꿈꾼 한국 남자 핸드볼은 결국 메달 없이 대회를 마쳤다.
카타르와 4강에서 모든 힘을 쏟았고, 일본과 동메달 결정전서도 후반 3점 차까지 추격하며 이 악물고 버텼다.
하나 끝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조영신호의 뜨거웠던 '나고야 여정'은 최종 4위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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