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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김선빈도 압박감 느꼈나… 잘 잡고도 미스→만루홈런 악몽, KIA 정신력 싸움이다

작성일: 2026.10.11 18: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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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수들의 체력이 크게 저하됐다는 이범호 감독의 우려는 11일 광주 롯데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KIA타이거즈
▲ 야수들의 체력이 크게 저하됐다는 이범호 감독의 우려는 11일 광주 롯데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이범호 KIA 감독은 최근 팀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로 야수들의 체력 문제를 뽑는다. 가뜩이나 빡빡한 일정인데, 선수들이 빡빡한 경기를 하면서 피로도가 가중된다는 것이다.

3연투를 불사하고 있는 불펜 투수들도 고생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쉬는 날이 있다. 하지만 주전 야수들은 계속 경기에 나가고 있다. 지난 주중 KT와 경기부터 시작, 매일 힘든 경기가 이어지다보니 야수들이 지쳐가고 있다는 게 이 감독의 고민이다. 내색하지 않고 투지를 발휘하는 선수들이 대견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건강한 몸에 건강한 기술이 깃드는 법이다.

똑같은 경기 시간을 소화한다고 해도 경기 양상에 따라 피로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5시간 경기를 해도 이기면 잠자리가 개운하고, 3시간을 해도 경기에서 지면 피로도가 쌓인다. 앞서고 있던 경기가 뒤집어지면 투수도 스트레스지만 뒤에서 바라보는 야수도 스트레스다. 다시 앞서 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KIA 야수들은 지금 2주째 그런 스트레스도 싸우고 있다.

11일 광주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는 이 감독이 걱정했던 KIA 야수들의 체력적 부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한 판이었다. 10일 SSG전에서 이기며 기운을 차린 KIA는 11일 경기에서 이기면 12일 광주 LG전과 관계없이 정규시즌 3위를 최종 확정할 수 있었다. 준플레이오프 직행으로 꿀맛 같은 휴식일을 벌 수 있었다.

▲ 6회 어려운 타구를 잘 잡고도 송구로 이어 가지 못해 고개를 숙인 김선빈 ⓒKIA타이거즈
▲ 6회 어려운 타구를 잘 잡고도 송구로 이어 가지 못해 고개를 숙인 김선빈 ⓒKIA타이거즈

이 감독은 11일 광주 롯데전에 선발 아담 올러를 내세웠다. 만약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 12일 광주 LG전 부담감이 상당히 커지는 상황에서, 올러를 12일 내기보다는 정석대로 11일 경기에 내 여기서 끝장을 보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KIA 타자들의 압박감은 강해졌고, 이는 피로도가 눈덩이처럼 쌓이는 결과로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상대 선발 김진욱의 공이 좋기는 했지만 5회까지 너무 무기력하게 끌려갔다. 더블스틸 작전이 상대에 간파 당해 막히는 등 피로감이 더 쌓일 만한 요소들도 있었다. 올러가 5회까지 잘 던졌지만,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의 작은 플레이 하나가 올러를 흔들었다.

올러는 0-0으로 맞선 6회에도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으며 흠잡을 곳 없는 피칭을 이어 갔다. 2사 후 레이예스에게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2사 후였다. 여기서 나승엽을 땅볼로 유도했다. 타구도 빠르고 코스도 좋았는데 2루수 김선빈이 수비 위치를 잘 잡고 있었다. 부드러운 다이빙 캐치로 공을 잡았다. 1루로 던지면 이닝이 그대로 끝나는 상황이었다.

▲ 올러는 6회 2사 후 세 타자에게 연속 출루를 허용했고, 결국 한동희에게 만루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KIA타이거즈
▲ 올러는 6회 2사 후 세 타자에게 연속 출루를 허용했고, 결국 한동희에게 만루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KIA타이거즈

그런데 김선빈이 방향을 회전하는 가운데 공을 흘리면서 나승엽이 1루에 그대로 들어갔다. 베테랑 김선빈이 수 백 번도 넘게 했을 법한 플레이지만,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압박감 탓인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못했다. 여기서 이닝을 끝내지 못한 올러는 고승민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에 몰렸고, 한동희에게도 초구와 2구를 모두 볼로 던진 끝에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중월 만루홈런을 맞았다.

4점을 뒤진 뒤 KIA 야수들의 방망이는 더 조급해진 반면 날카로움이 무뎌졌다. 쫓기는 팀에서 받을 수 있는 전형적인 느낌이었다. 심리적으로 발이 가벼워질 리가 없었다. 결국 KIA는 이후에도 이렇다 할 추격전을 벌이지 못하고 1-4로 졌다. 3위를 확정하지 못한 KIA는 12일 광주에서 4위 LG와 단두대 매치를 벌인다. 지지만 않으면 준플레이오프로 가지만, 지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간다.

지칠 대로 지친 상황에서 흔한 이야기지만 정신력 싸움이 됐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선수들이 하루 사이에 확 달라질 수는 없다. 다만 KIA로서는 이날 3위를 확정하지 못한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다음 날의 피로도로 더 크게 와 닿을 가능성이 있다. 이것을 이겨내야 3위에 다가설 수 있다. KIA는 나흘을 쉰 베테랑 양현종이 12일 선발로 나선다. 큰 경기를 많이 해본 적이 있는 풍부한 경험에 기대를 건다. 

▲ KIA의 정규시즌 3위 확정의 중책을 맡고 마운드에 오르는 양현종 ⓒ곽혜미 기자
▲ KIA의 정규시즌 3위 확정의 중책을 맡고 마운드에 오르는 양현종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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