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두산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했을까… 허무한 시즌 엔딩, 3000안타 여정 이어질 수 있나

작성일: 2026.10.15 08:30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14일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출전하지 못한 채 그대로 시즌이 마무리된 손아섭 ⓒ곽혜미 기자
▲ 14일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출전하지 못한 채 그대로 시즌이 마무리된 손아섭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두산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타선 부진 속에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었다. 6회까지는 상대 선발 카를로스 카라스코에게 단 1점도 뺏지 못하고 끌려 갔다.

그나마 선발 곽빈이 6이닝을 2실점으로 버티며 근근이 희망을 이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7회 기회가 왔다. 선두 세베리노가 안타로 출루했고, 양의지가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쳐 무사 2,3루를 만들었다. 김민석이 삼진을 당했지만 강승호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1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김원형 두산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팀 외야 수비의 중심인 정수빈을 빼고, 양석환을 투입한 것이다. 상대 투수인 케네디가 좌타자에 상대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기에 우타자이자 외야로 공을 날릴 수 있는 힘을 가진 양석환을 투입했다. 양석환의 타구가 우중간 깊숙한 곳을 향해 날아갈 때까지만 해도 이 작전은 대성공인 듯했다. 그러나 LG의 중원에는 박해민이 있었다.

우중간에 떨어졌다면 최소 동점이었지만 희생플라이로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양석환이 헬멧을 던져 버렸다. 두산은 이어 윤준호 타석에서는 박지훈을 다시 대타로 냈다. 하지만 박지훈이 2사 2,3루에서 2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7회 동점 기회가 날아갔다. 

▲ 몇 차례 대타 찬스에도 출전하지 못한 이날의 흐름은 손아섭의 팀 내 입지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었다 ⓒ곽혜미 기자
▲ 몇 차례 대타 찬스에도 출전하지 못한 이날의 흐름은 손아섭의 팀 내 입지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었다 ⓒ곽혜미 기자

1-2로 뒤진 8회에도 추격 찬스가 있었다. 선두 조수행이 볼넷을 골랐다. 두산은 일단 박찬호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다소 소극적인 대처였지만, 일단 동점을 만들면 던질 수 있는 투수는 두산이 더 많았다. 여기서 안재석이 볼넷을 골랐으나 세베리노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타석에는 7회 부상을 당한 양의지를 대신해 대주자로 들어간 류승민이 있었다.

지명타자 포지션이라 굳이 수비를 고려하지 않아도 됐고, 많은 이들은 벤치에서 새로운 대타 카드가 나올지 궁금해 했다. 그러나 두산은 류승민을 밀어붙였고, 결과는 삼진이었다. 베테랑 타자이자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 로스터에 합류한 손아섭(38)의 이름을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을 테지만, 손아섭은 이날 끝내 출전하지 않았다.

류승민 대신 손아섭이 나왔다고 해서 안타를 친다는 보장은 없었다. 결국 이 타석은 손아섭의 팀 내 위치만 잔인하게 설명하는 셈이 됐다. 손아섭은 경기 후 두산 팬들에게 인사를 했으나, 향후 거취는 다소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즌 뒤 두산이 손아섭과 같이 가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어쩌면 이 인사는 마지막 작별 인사가 될 수도 있다.

프로 경력에서 가장 힘들었을 법한 시즌이 이렇게 막을 내렸다. 지난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신청했으나 시장의 찬바람만 확인한 손아섭은 한화와 1년 1억 원에 계약하며 와신상담했다. 한화는 손아섭을 1군 전력 외로 분류했고, 그렇게 시즌 초 두산과 트레이드로 전기가 열리는 듯했다. 타격이 잘 터지지 않았던 두산은 베테랑이자 안타생산능력이 뛰어난 손아섭이 그 활로를 뚫어주길 바랐다. 

▲ 손아섭은 올해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큰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저조한 성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곽혜미 기자
▲ 손아섭은 올해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큰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저조한 성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곽혜미 기자

하지만 이적 직후 반짝한 시기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는 기대에 못 미쳤다. 1군 시즌 54경기 출전에 머물렀고, 타율은 0.236에 그쳤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581로, 다른 후배들보다 비교 우위라고 할 게 없었다. 실적으로 자신의 자리를 차지해야 할 베테랑이었으나 그렇지 못한 것이다. 9월 3일 1군으로 올라온 뒤에도 주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이 흐름은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도 바뀌지 않았다.

올 시즌 전체적인 성적, 시즌 막판 입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손아섭의 거취는 안개에 쌓인 형국이다. 그래도 베테랑이니 예비 전력으로 데리고 있는 게 좋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는 반면, 올해 성적도 반등하지 못했으니 젊은 선수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는 게 좋다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 

손아섭은 KBO리그 통산 타율 0.318, 그리고 2655안타를 기록 중인 살아 있는 레전드다.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3000안타를 향한 여정을 계속 하길 바라겠지만, 두산과 시장의 반응은 조금 더 살펴야 한다. 두산이 올해 문제점이었던 타격 보강을 위해 시장을 분주히 누빌 것이라는 시선이 나오는 가운데, 시즌이 끝난 만큼 일단 선수단 전반적인 개편의 결론은 조만간 나올 전망이다. 손아섭에 대한 결론도 마찬가지다.

▲ 시즌 뒤 두산의 선택이 관심을 모으는 손아섭의 거취 ⓒ곽혜미 기자
▲ 시즌 뒤 두산의 선택이 관심을 모으는 손아섭의 거취 ⓒ곽혜미 기자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