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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500m 대신 뛰겠다" 故 유지원 추모글에 25km 운동 기록까지…'애도런' 두고 갑론을박

작성일: 2026.10.18 01:07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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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유지원 SNS
▲ 출처 유지원 SNS

[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마라톤 대회 도중 숨진 20대 여성을 추모한다며 자신의 달리기 기록을 공개한 러너가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고인을 기리기 위한 행동이라는 주장과 타인의 죽음을 개인의 운동 기록을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맞서면서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러너 A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오늘 새벽 러너 유지원 님을 추모하며 내 위치에서 뛰었다"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A씨는 "러너의 마음과 부모의 마음을 느끼며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유지원 님, 남은 500m 우리가 마저 뛰겠습니다. 마음 깊이 애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문제가 된 부분은 게시물에 첨부된 운동 기록이었다. A씨는 추모 메시지와 함께 자신이 25.01km를 2시간 29분 동안 달렸다는 기록을 공개했다. 고인이 완주하지 못한 마지막 500m를 대신 뛰겠다는 취지였지만, 정작 자신의 장거리 달리기 기록을 함께 게시한 행동을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애도런이라니 참 기괴하다.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굳이 새벽부터 달리고 운동 기록까지 SNS에 공개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진심으로 애도하고 싶었다면 혼자 조용히 뛰고 고인의 명복을 빌어도 충분하지 않겠나. 본인 기록 알리기인가"라고 지적했다.

▲ 출처 러너A씨 SNS
▲ 출처 러너A씨 SNS

다른 누리꾼 역시 "내가 유가족이라면 이런 글을 보는 것조차 짜증 날 것 같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유족의 동의도 없이 고인의 이름과 사진을 올리며 SNS에서 계속 언급하는 게 과연 배려하는 행동인지 의문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본인에게는 특별한 추모 방식일지 몰라도 유가족에게는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이냐"며 고인을 추모하는 과정에서 유가족의 입장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러너는 러너의 방식대로 추모한다는 말부터 이해하기 어렵다. 남은 500m를 대신 뛰는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SNS가 없었다면 이런 행동을 했을까", "타인의 죽음을 본인 어필에 활용하지 말고 조용히 명복을 빌어주는 게 낫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달리기를 통해 고인을 기리는 행동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러닝 커뮤니티에서는 함께 운동하던 동료가 세상을 떠났을 때 고인이 생전에 즐겼던 운동을 이어가며 추모하는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

실제로 해외에서는 추모 달리기가 여러 차례 진행됐다. 2022년 미국에서는 달리기 도중 살해된 엘리자 플레처를 기리기 위해 러닝 커뮤니티가 그의 달리기를 이어가는 추모 활동을 벌였다. 영국 맨체스터의 와이선쇼 커뮤니티 러닝도 2023년 세상을 떠난 동료 마이크 던을 추모하는 달리기를 진행했고, 이후 기념 10km 대회를 개최했다.

한 누리꾼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러너는 러너의 방식으로 애도하고 추모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도 "러너들만의 방식으로 슬픔을 나누려는 시도일 뿐, 악의적인 의도로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다만 추모를 위한 달리기와 개인의 운동 성과를 SNS에 공개하는 행동은 구분해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 출처 러너A씨 SNS
▲ 출처 러너A씨 SNS

이번 논란은 지난 1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2026 서울레이스'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에서 비롯됐다. 서울시와 동아일보가 공동 개최한 대회에서 하프마라톤에 참가했던 20대 여성 유지원 씨가 결승선을 약 500m 남겨둔 서울 종각역 인근 청계천로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유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고인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생으로, 평소 러닝 인플루언서로도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사고 이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갑작스러운 슬픔을 마주하신 유가족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직위원회는 관련 사항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후속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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