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 실점을 모르는 사나이가 있다… 이범호도 ‘마무리’ 공인 인증, 구속 아닌 결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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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오랜 기간 KIA의 셋업맨을 활약하며 입지를 다진 전상현(30·KIA)은 시즌 막판 대활약으로 KIA의 뒷문을 지키는 수호신이 됐다. 하지만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평소와 다르지 않게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자신이 ‘마무리’라는 생각이 별로 없었다.
선발 제임스 네일이 7이닝을 1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펼치고 내려가자 전상현은 언제든지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전상현은 17일 경기 후 “마무리라기보다는 솔직히 똑같이 중간에 나간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보직에 상관 없이 똑같이 7회든 8회든 나간다는 생각으로 한다”고 말했다.
벤치의 오더는 ‘오스틴을 잡는다’였다. 그리고 3-1로 앞선 8회 2사 후 곽도규가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고 오스틴의 타석이 되자 예정됐던 대로 전상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전상현은 실점 없이 이닝을 닫았고, 김도영의 투런포에 힘입어 5-1이 되자 9회에도 등판해 상대를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세이브를 챙겼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였다.
감격에 빠질 수도 있는 순간이었지만 전상현은 냉정하게 현실로 돌아왔다. 자신의 투구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전상현은 “힘든 것은 없었는데 오늘 전체적으로 밸런스나 공이 좋지 않아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고 반성했다. 일단 팀이 이겼고,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한 날도 있으니 그 정도에 의의를 뒀다. 전상현은 “아무래도 1차전이 굉장히 중요한데 우리가 승리를 가져올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의 마무리는 차원이 다른 중압감이다. 공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는 것이 전상현이 가지고 있는 실력과 내공을 의미한다. 이는 단기적인 반짝도 아니다. 전상현은 정규시즌 마지막 21경기에서 3실점을 했고, 이중 19경기에서는 실점하지 않았다. 10월 들어 치른 6경기에서 모두 무실점, 그리고 포스트시즌 첫 경기까지 무실점이다. ‘실점을 모르는 사나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KIA가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전상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마무리 투수들이 부진 속에 계속 바뀌는 가운데 집단 마무리 체제로 돌아선 KIA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거뒀다. 시즌 마지막에는 연투, 멀티이닝이 계속 되는 상황에서도 버텼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물불 가리지 않고 던지겠다는 의지가 이어진다. 매 경기 나갈 수 있다고 자신한다.
안정적인 성적에 이제는 ‘마무리 전상현’이 굳어졌다. 이범호 KIA 감독은 17일 경기 후 “지금 전상현이 그만큼 영향력이 있는 선수다. 거기서 빼기는 어려웠다. 컨디션을 더 완벽하게 체크해서 다음 경기 등판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면서 “세이브 상황이 오면 전상현이 나간다”고 공언했다. 그간 비공식적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면, 이제는 확실한 마무리로 고정이 됐다.
사실 전상현은 좋은 셋업맨이기는 했지만, 마무리로서의 가능성은 확신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구속이 빠른 선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구속 대비 구위, 그리고 수직무브먼트를 비롯한 구위적인 측면에서 좋은 수치와 평가를 받는 선수이기는 하나 ‘물리적인 구속’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포스트시즌은 자신의 진가를 증명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다. 포스트시즌은 타자들의 집중력이 극도로 예민해지는 시기다. 웬만한 공으로는 이겨내기 어렵다. 시속 150㎞대 중·후반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들이 각광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다. 구속이 조금 느리더라도 이 치열한 무대에서 마무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그 자체가 마무리 투수의 보증 수표다.
전상현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좇는다. 일단 팀의 승리가 우선이다. 자신이 자주 나올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팀이 많이 이기는 상황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오히려 반긴다. 전상현은 “일단 많이 쉬기는 했다. 그리고 1차전을 이제 오늘 끝냈다. 남은 경기들이 있기는 하지만 최대한 빨리 끝내서 우리가 플레이오프로 가는 게 목표”라면서 “모든 선수가 좀 더 고생을 해서 더 높이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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