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맨유'는 과학? 계륵에서 백조로 떠오른 성골, 멀티골 넣고 아모림 저격 "축구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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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장에서는 미묘한 활약이었다.
애스턴 빌라가 30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프레스턴의 딥 데일에서 열린 2024-25 FA컵 8강에서 프레스턴에 3-0으로 이기고 4강에 올랐다.
챔피언십(2부 리그) 소속의 프레스턴이지만, 빌라 입장에서는 경계가 필요했다. 찰턴 애슬레틱, 위컴비, 번리 등 하부 리그나 같은 챔피언십 팀을 만나고 8강까지 올라왔지만, 수비가 좋아 확실한 킬러가 필요했다.
제이콥 램지, 모건 로저스에 파리 생제르맹에서 임대한 마르코 아센시오를 공격 2선에 세운 빌라다. 최전방은 맨유에서 임대한 마커스 래시포드가 배치됐다.
프레스턴은 극강의 수비로 대응했다. 스리백에 미드필더도 다섯 명이 섰다. 수비 시에는 5-3-2 전형으로 8명이 촘촘하게 섰다.
전반도 무득점으로 끝났다. 프레스턴이 대형을 뒤로 물리면서 기회 창출이 쉽지 않았다. 빌라의 답답한 시간이 흘러갔다.
하지만, 해결사는 래시포드였다. 13분 미드필드에서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흐른 패스를 잡은 루카스 디뉴가 중앙으로 낮게 패스했고 뒤에서 뛰어온 래시포드가 그대로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빌라 유니폼을 입고 넣은 첫 골이다.
18분에는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서 멀티골을 완성했다. 골키퍼가 타이밍을 뺏으려 현란하게 손을 흔들었지만, 오히려 래시포드가 볼을 향한 스탭을 천천히 가져가 골을 터뜨렸다. 경기는 순식간에 기울어졌고 26분 램지가 추가골을 완성하며 경기를 끝냈다.
4강 대진은 빌라-크리스탈 팰리스, 노팅엄 포레스트-맨체스터 시티다. 빌라가 우승을 노릴 절호의 기회인 것은 확실하다. 팰리스와 비교해 화력이 좋고 반대편 맨시티의 경기력은 많이 떨어졌다. 노팅엄이 변수지만, 래시포드가 터진다면 엄청난 성과도 가능하다.
겨울 이적 시장 빌라 유니폼을 입은 래시포드는 리그 득점이 아직 없다. 5경기 2도움이다. 그렇지만, FA컵은 3경기 2골 1도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도 2경기 1도움이다.
리그는 승점 45점으로 9위지만, UCL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첼시(49점)와는 4점 차에 불과하다. FA컵 4강, UCL 8강 진출로 순항 중이다. UCL의 경우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이라는 거함을 만나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래시포드가 결정력을 보여주면서 기대치도 커진다. 완전 이적 옵션을 안고 빌라로 온 래시포드 입장에서도 가치를 높일 기회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빌라에서 보인 경기력은 잉글랜드 대표팀에 1년 만에 복귀,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1-2차전 알바니아, 라트비아전 선발 출전으로도 이어졌다.
래시포드는 영국 공영방송 '비비시(BBC)'를 통해 "기분이 좋고 빌라에 온 이후 더 건강해지고 나은 축구하고 있는 것 같다. 공격수가 골을 넣은 것은 분명 좋은 일이라 계속 그러기를 바란다"라며 맨유보다 나은 빌라의 환경을 좋아했다.
여러 대회를 동시에 치르고 있지만, 맨유에서 출전 시간이 워낙 부족해 더 뛰고 싶다는 래시포드다. 그는 "경기장에서 100%를 쏟아내야 한다. 빌라는 야심이 있는 팀이다. 모두 이겨야 하고 나선 대회마다 멀리 가고 싶고 리그는 4위 이내에 들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라는 의지를 보였다.
무엇보다 아모림 맨유 감독을 저격하는 느낌의 소간도 있었다. 그는 "빌라에 합류하기 전에 할 수 있는 축구를 많이 못 했다. 지금은 몸 상태가 좋고 부상도 없고 축구를 즐기고 있다"라며 행복 축구를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맨유 시절에는 자신을 중용하지 않는 아모림에게 불만 대신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라며 변화를 갈망했던 래시포드다. 우나이 에메리 빌라 감독 밑에서는 최적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래시포드의 상승세는 짐 랫클리프 등 경영진 입장에서는 흐뭇한 일이다. 빌라가 완전 이적을 실행하면 골칫덩이면서 비싼 몸값의 자원을 자연스럽게 처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8년 6월까지 계약인 상황에서 깔끔한 정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반대로 아모림에게는 스리백이라는 자신의 전략, 전술에 래시포드가 맞지 않다고 희생양으로 삼았던 명분이 약해졌다. 스트라이커보다 미드필더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더 많이 골을 넣고 있다는 점에서 선택에 대한 비판이 따른다.
공교롭게도 시즌 최종전에서 빌라와 맨유가 만난다. 장소는 맨유 홈인 올드 트래포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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