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비명 소리만...십자인대 파열 속 도전장 낸 린지 본, 13초 만에 추락→헬기 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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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린지 본의 마지막 도전이 부상으로 마무리됐다.
알파인 스키의 상징과도 같은 린지 본(미국·41)은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토파네 알파인스키센터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활강 결승에서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했다. 출발 약 13초 만에 균형을 잃고 쓰러졌고, 결국 닥터 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활강은 알파인 스키 종목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경기다. 출발 지점 고도 2320m에서 약 2500m 길이의 코스를 내려오며 표고 차 760m를 단숨에 주파해야 한다. 시속 130㎞를 넘나드는 속도 속에서 급경사와 장거리 점프를 견뎌야 한다. 본은 오른쪽 무릎에 인공관절을 삽입한 상태였고, 왼쪽 무릎은 전방 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상황에서 이 가혹한 코스에 몸을 던졌다.
이날 13번째로 출발한 본은 첫 코너를 넘긴 뒤 두 번째 곡선 구간에서 깃대와 접촉했고, 중심을 잃은 채 설원 위를 굴렀다. 몇 차례 회전하며 미끄러진 그는 스스로 일어서지 못했다. 현장은 순식간에 정적에 잠겼고, 의료진이 투입된 뒤 경기는 약 20여 분간 중단됐다. 본은 들것에 고정된 채 헬기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불과 9일 전, 스위스 월드컵 대회에서 같은 부위 부상으로 헬기 이송을 겪은 뒤 또다시 반복된 악몽이었다.
이번 올림픽은 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2019년 “몸이 회복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은퇴를 선언했던 그는 2024년 오른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설원으로 돌아왔다. 복귀 시즌 월드컵에서 우승 2회를 포함해 꾸준히 상위권에 오르며 다시 한 번 올림픽 메달을 꿈꿨다. 그러나 올림픽 직전 열린 월드컵에서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본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결승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십자인대 파열과 골타박상, 반월상연골 손상 사실을 직접 밝히면서도 보호대의 도움을 받으면 출전이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실제로 두 차례 공식 활강 연습을 모두 소화했고, 마지막 연습에서는 1분38초28로 3위에 오르며 기대감을 키웠다. 알파인 스키 동계올림픽 최고령 메달 기록 경신(41세 1개월)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활강 결승은 단 한 번의 레이스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 본의 도전은 그 한 번의 순간에서 멈춰 섰다. 사고 직후 본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비명을 질렀다. 끔찍한 부상에 헬기까지 동원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기 후 관중들은 헬기에 실려 떠나는 본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결과와 상관없이 그의 투혼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었다. 본은 2010 밴쿠버 올림픽 활강 금메달, 2018 평창 올림픽 동메달을 비롯해 수많은 부상을 딛고 정상에 올랐던 선수다. 코르티나는 그가 월드컵 통산 12승을 거두며 전성기를 누렸던 상징적인 무대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여자 활강 금메달은 미국의 브리지 존슨이 1분36초10으로 차지했다. 독일의 엠마 아이허와 이탈리아의 소피아 고지아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과 은메달의 차이는 0.04초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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