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지난 시즌보다 더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졌다. 남자 프로 배구 7개 구단이 한목소리로 우승을 외치며 새 출발선에 섰다.

도드람 2017~2018시즌 V리그 1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남자부 개막전을 시작으로 약 6개월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남자부는 지난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쳤다. 봄 배구 막차를 타기 위한 3위 한국전력, 4위 삼성화재, 5위 우리카드의 경쟁은 6라운드 막바지까지 이어졌다. 올 시즌은 모든 구단이 전력 보강에 힘을 쏟으면서 지난 시즌보다 더 치열한 순위 다툼을 예고했다.

▲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왼쪽)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 한희재, 곽혜미 기자
◆ '물음표' 현대캐피탈 vs '독기' 대한항공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은 지난 4월 3일 인천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5차전 이후 약 6개월 만에 개막전에서 맞붙는다. 현대캐피탈은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몰렸다가 4, 5차전을 연달아 잡으면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현대캐피탈 선수단은 대역전 드라마에 열광했고, 통합 우승을 노리던 대한항공 선수단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환희의 순간도 잠시, 현대캐피탈의 비 시즌 행보는 순탄하지 않았다. 여러 변화를 준비하기에 시간이 촉박했다. 주포 문성민이 지난 시즌을 마치자마자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갔고, 주축 선수 다수가 국가 대표로 차출돼 팀에서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2017 천안·넵스컵 조별 리그에서 3전 전패로 탈락했고, 외국인 선수 아르파드 바로티는 시즌 직전 연습 경기를 치르다 발목을 크게 다쳐 짐을 쌌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는 그리스 출신 레프트 안드레아스 프라코스를 선택했다.

계속해서 물음표가 붙었으나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덤덤했다. 최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늦게 합류해서 조급하긴 하다. 하지만 국내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긍정적으로 나서면 지난 시즌 못지 않은 성적을 낼 거라 믿는다. 젊은 선수들 기량 향상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힘줘 말했다.

대한항공은 선수 구성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고민 거리였던 리베로는 지난 7월 현대캐피탈에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정성민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지난 시즌 마지막 챔프전을 하루도 잊지 않았다. 우리 팀이 '독기가 없다' '열정이 없다'고 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코트 안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가 정한 목표는 꼭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왼쪽)과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 ⓒ 곽혜미 기자
◆ 한국전력-우리카드, 다크호스는 이제 그만

한국전력과 우리카드는 2017 천안·넵스컵에서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며 비 시즌 동안 흘린 땀방울을 증명했다. 두 팀은 이제 '다크호스' 또는 '돌풍'이라는 수식어에 그치지 않는 게 목표다.

한국전력 코치로 함께했던 김철수 신임 감독은 빠르게 팀을 추스렸다. 펠리페 안톤 반데로-전광인-서재덕으로 이어지는 새 삼각편대는 컵대회에서 화력을 충분히 증명했다. 펠리페는 긍정적인 태도와 에너지로 선수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터는 고민 거리다. 강민웅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돼 권영민과 이승현의 부담이 커졌다. 

우리카드는 비 시즌 동안 선수 보강에 힘을 썼다. 세터 김광국, 센터 박진우가 입대하고, 센터 박상하가 FA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갈아 입으면서 고민이 깊었다. 결과적으로는 전화위복이었다. 박상하의 보상 선수로 베테랑 세터 유광우를 데려오면서 한 시름을 덜었다. 중앙은 현대캐피탈에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조근호와 우상조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은 "초보 감독이지만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다. 선수들도 우승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고,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창단 첫 봄 배구, 나아가 챔피언까지 차지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왼쪽부터) ⓒ 곽혜미 기자
◆ '반란' 준비하는 삼성화재-KB손해보험-OK저축은행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창단 이래 처음으로 봄 배구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삼성화재는 '갈색 폭격기' 신진식 전 수석 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명가 재건을 기대했다. 신 감독은 "훈련을 열심히 시켰고, 선수들도 잘 따라와서 준비 잘하고 있다. 삼성화재다운 배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B손해보험 역시 권순찬 전 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권 감독은 지난 시즌 신인왕 세터 황택의를 중심으로 '다양한 플레이'를 주문하고 있다. 권 감독은 황택의에게 "누구 한 사람만 보지 말고 전체를 봐라. 나중에 상대가 분석하기 힘든 네 스타일이 나올 수 있게 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포르투갈 국가 대표 알렉스 페헤이라는 컵대회에서 공격과 리시브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권 감독은 "새롭게 바뀐 KB손해보험을 기대해도 좋을 거 같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1년 만에 챔피언에서 꼴찌로 추락한 OK저축은행은 칼을 갈았다. 송명근, 박원빈 등 주축 선수들이 크게 다치고, 외국인 선수를 2차례나 교체하는 문제를 겪으면서 일찍이 최하위를 확정했다. 올 시즌은 트라이아웃 전체 1순위로 새 외국인 선수 브람 반 덴 드라이스를 영입하고, KB손해보험과 트레이드로 김요한과 이효동을 데려오면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절치부심했다. 지난 시즌 한번 내려가면 다시 올라오기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한 팀이 될 수 있도록 대화를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는 선수들이 안 다치고 시즌 끝까지 마무리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왕관을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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