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설가로 변신한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 대표 김해진이 강릉 아이스아레나 연습 링크를 찾았다 ⓒ 강릉,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조영준 기자] 한때 '포스트 김연아'의 선두주자로 불리며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을 대표했던 김해진(21, 이화여대)이 해설가로 변신했다.

김해진은 지난달 7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챔피언십 2018(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어린 시절부터 피겨스케이팅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2010년 국내 최고 권위 대회인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당시 만 12살이었던 김해진은 김연아(28) 이후 초등학생 신분으로 처음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후 김해진은 2012년까지 종합선수권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했다. 김연아 이후 종합선수권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한 이는 아직 김해진밖에 없다. '동갑내기 라이벌'이었던 박소연(21, 단국대)과 한국 여자 싱글의 쌍두마차로 활약한 김해진은 2012년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ISU가 주관한 국제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른 그는 2012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8위를 차지했다. 김해진은 10대 초반 트리플 5종 점프(토루프 살코 루프 플립 러츠)를 완성할만큼 성장 속도가 남달랐다. 2014년에는 꿈의 무대인 올림픽에 출전했다. 당시 김연아와 올림픽 무대에 섰던 그는 클린 경기에 실패했다.

첫 올림픽을 경험한 김해진은 이후 부상으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잦은 부상으로 예전의 기량은 잃었지만 꾸준하게 대회에 출전했다. 박소연과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맏언니로 활약한 그는 지난달 정든 스케이트를 벗었다.

김해진은 MBC 방송사 TV 해설가로 이번 평창 올림픽을 찾았다. 그는 8일 강릉 아이스아레나 지하 연습 링크에서 열린 공식 훈련 현장을 찾았다. 김해진은 남자 싱글에 출전하는 후배 차준환(17, 휘문고)의 연습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이어 열린 여자 싱글 공식 연습에 나온 최다빈도 살폈다.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김해진은 최근 근황과 해설가로 변신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선수 활동 외에) 하고 싶었던 것들도 많았다. 또 학교생활도 누리고 싶었다"며 "모든 것은 때가 있다고 생각했다. 제 인생의 전환점도 필요한데 이런 이유로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해진은 "부상 기간도 길었고 많이 힘들었다. 새로운 시작이 필요했는데 해설 제의도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 2014년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가운데) 박소연(왼쪽)과 함께한 김해진 ⓒ GettyIimages

처음 해설가로 나서는 김해진은 "최근까지 대회에 출전했다. 그래서 해설을 준비한 시간도 부족해서 많이 힘들었다. 아직 정보력을 비롯해 부족한 점이 있지만 실수 없이 하는게 목표다"며 새 출발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현재 김해진은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후배 선수들의 안무를 짜고 있는데 할 것이 많다"며 최근 바쁜 일상을 밝혔다. 김해진은 "지금 하는 일 가운데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것은 안무다. 그 다음은 프로그램을 손보는 것인데 나중에 시간이 나면 기술 지도도 할거 같다. 하지만 지금 하는 일만으로도 정신이 없다"며 웃었다.

차준환은 이날 공식 훈련에서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뛰었지만 모두 빙판에 넘어졌다. 김해진은 "어제 (차)준환이가 메인 링크에서 연습할 때 처음에는 감을 잡지 못했지만 나중에 쿼드러플 살코를 잘 뛰었다"며 "몸살도 있는 상태라 음악을 맞추면서 뛰면 힘들어하는 것 같다. 그래도 점점 나아지고 있어서 충분히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후배를 격려했다.

절친한 후배인 최다빈에 대해서는 "(최)다빈이는 워낙 실수가 없고 열심히 하는 선수다. 그래인지 큰 걱정 없이 경기를 본다"며 칭찬했다. 그는 "다빈이는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줬다. 이 기세를 이어가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배들이 평창 올림픽에서 어떤 결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을 받은 그는 "저는 선수 등수를 예상하는 것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 본인이 할 것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등수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이 수행할 점에 집중하고 그런 점을 봐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해진은 4년 전 올림픽 무대를 경험했다. 그는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배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을 남겼다. 김해진은 "제가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을 때 긴장을 많이 했다. 후배들은 조금 더 편하게 경기를 즐겼으면 한다"며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