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자르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에덴 아자르가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 아래서 특별한 '가짜 9번'으로 빛나고 있다.

첼시의 에덴 아자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손꼽히는 측면 공격수다. 2016-17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하면서 16골 5도움을 올리면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2013-14시즌, 2014-15시즌, 2016-17시즌, 2017-18시즌까지 10골 이상을 터뜨려 골잡이 기질도 있다.

2018-19시즌에도 아자르는 측면에서 먼저 반짝였다. 점유율을 강조하고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는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아자르 역시 신바람을 냈다. 초반 5경기에서 5골을 기록하면서 최고의 시작을 했다. 그동안 도움도 2개나 기록했다. 8라운드 사우스햄튼전 1골 1도움 이후 골 침묵에 빠지긴 했지만 경기력 자체가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아자르는 지난 16일 열린 17라운드 브라이턴앤호브앨비언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16라운드 맨체스터시티와 경기에서도 2골 모두를 도우면서 승리의 디딤돌이 됐다.

16,17라운드는 팀 첼시에도, 아자르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단순히 2연승이란 결과 이상의 수확이 있었다. 아자르는 이 2경기에서 모두 측면이 아닌 중앙에 배치돼 뛰었다. 올리비에 지루와 알바로 모라타 대신 '가짜 9번'으로 기용된 것이다. 원래 포지션이 아니었지만 아자르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사리 감독은 아자르를 계속 중앙 공격수로 기용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아자르가 어떤 매력이 있기에 9번으로 뛸 수 있는 것일까.

"팀 차원에서 보면 아자르가 9번으로 뛰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그는 밖으로 나와서 동료들과 플레이하고, 공간을 만드는 데 능숙한 선수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공격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

"똑똑한 선수는 어디서든 뛸 수 있다. 포지션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자르는 최고 수준의 선수, 월드클래스 선수다. 그는 어디서든 뛸 수 있다. 어떤 포지션에 넣더라도 그는 그것을 이해하고 해낼 것이다. 모라타와 지루가 있더라도 전술의 힘은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간다. 아자르는 조금 더 많은 활동량과 움직임을 갖는 선수다." - 다비드 루이스

아자르는 비록 제공권은 약하지만, 상대 수비에도 공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중앙 공격수로서 꼭 필요한 볼 키핑 능력이 있다. 중앙에서 공을 받아준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여기에 아자르가 지루, 모라타에 비해 훨씬 활동량이 많고 폭넓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사리 감독의 축구는 점유율을 잡고 짧은 패스를 반복하며 빈틈을 만드는 스타일이다. 아자르처럼 폭넓게 움직이는 선수가 필요한 이유다.  아자르의 움직임에 수비 조직이 흔들리면 측면의 페드로 로드리게스, 윌리안은 물론 중앙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 마테오 코바치치가 전진해 공간을 활용했다. 아자르의 존재로 팀 전체가 부드러워진다.

브라이턴은 애초에 '두 줄 수비'를 잡고 첼시의 공격에 제동을 걸려고 했다. 하지만 아자르는 브라이턴의 수비-미드필더 라인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며 수비수들을 괴롭혔다.

"아자르는 에고가 센 선수가 아니다.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가 있으면 패스한다. 아자르는 리더인데 말로 보여주지 않고 얼마나 그가 뛰어난 선수인지 보여준다. 40골? 가능하다. 하지만 그가 하고 있는 것이면 괜찮다. 그가 뛰는 방식은 환상적이다."

드리블러 성향이 강하지만 아자르는 이타적인 플레이에도 능하다. 이번 시즌 무려 9개의 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맨시티전 2도움에 이어 브라이튼전에서도 전반 17분 측면을 돌파한 뒤 넘겨준 크로스로 페드로의 골을 도왔다. 중앙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측면과 후방으로 자주 물러나는 만큼 아자르의 이타적 성향은 동료들을 살릴 수 있는 요소다.

아자르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또 한 가지 장점은 역습 속도다. 아자르는 주력과 순간 스피드가 장점인 선수다. 첼시가 리드를 잡았을 때 가장 치명적인 반격을 가할 수 있다. 맨시티전에서도 리드를 잡고 들어간 후반전 여러 차례 수비 뒤를 노려 찬스를 만들었다. 브라이턴과 경기에서도 전반 33분 코바치치와 윌리안이 합작해 공격을 차단한 뒤 그대로 아자르가 역습해 골을 기록했다. 모라타, 지루에 비해 확실한 장점이 있다.

아자르가 전문 중앙 공격수로 전직할 것 같진 않다. 여전히 지루, 모라타를 두고 측면에서 활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자르의 중앙 배치는 첼시에 중요한 공격 옵션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사리 감독은 나폴리를 지도할 시절에도 작지만 기동력이 좋고 영리한 선수들을 공격 라인에 세웠다. 지금도 나폴리의 핵심인 로렌초 인시녜-드리스 메르텐스-호세 카예혼은 사리 감독이 즐겨 쓰던 공격 조합이다. 아자르처럼 작고 영리한 공격수들을 잘 활용한다는 뜻. 아자르의 폭발적인 드리블 능력은 아자르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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