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김건일 기자] 15일 롯데가 훈련하고 있는 대만 가오슝에서 만난 민병헌(32)은 김경문 감독의 이름을 꺼내자 생각에 잠겼다.
잠시 뒤 "내가 좋은 자리에 올라갔을 때 감독님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민병헌은 6년 연속 3할, 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돌파한 국가 대표 외야수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4년 80억 원에 대형 FA 계약을 맺으며 정상급 선수 반열에 올라섰다.
민병헌을 프로에서 처음 받아들인 감독이 김경문 감독이다. 민병헌은 2006년 두산에 입단하면서 당시 두산을 이끌고 있었던 김 감독을 처음 만났다. 김 감독은 강한 어깨와 빠른 발 그리고 근성을 갖춘 민병헌을 눈에 넣었다. 김 감독의 지원 아래 쑥쑥 자란 민병헌은 2007년 30도루로 이종욱 고영민과 함께 두산 육상부를 이끌었으며 김 감독의 부름을 받아 베이징올림픽 예선전 대표팀에 선발됐다.
승승장구하던 민병헌이 2012년 제대하고 두산에 돌아오고 나니 김 감독이 팀에 없었다. 2011년 6월 김 감독은 성적 부진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경찰청에 있었던 민병헌은 은사의 갑작스러운 작별 인사에 어떤 행동도 할 수 없었다.
민병헌은 김 감독과 함께한 순간을 떠올리며 "너무 고마우신 분이다. 철딱서니 없었던 나를 키워주셨다. 항상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언젠간 내가 좋은 자리에 올라갔을 때 감독님에게 꼭 죄송한 마음과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자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자 김 감독도 박수를 쳤다. 2014년 NC를 지휘하면서 두산과 민병헌을 적으로 만났을 때 김 감독은 "민병헌이 경찰청에서 많이 준비하고 노력했다. 노력이 있으니 잘하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자진 사임했다. 이 과정에서 구단 내부 사정에 따른 경질이라는 등 무수한 잡음이 나왔다. 손시헌 이종욱 등 김 감독을 따르던 선수들은 허탈해했다. 다른 팀에 있었던 민병헌도 같은 마음이었다. 민병헌은 "감독님이 사퇴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도 마음이 아팠다. 상심이 크신 것 같았다"고 안타까워 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달 28일 선동열 전 감독 후임으로 한국 야구 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선임됐다. 오는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부터 대표팀을 지휘한다. 민병헌은 김 감독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고 기대한다.
"이제 대표 팀은 내가 아닌 후배들 자리"라면서도 "프리미어12를 갈 수 있다면 가장 좋다. 언젠간 기회가 된다면 꼭 감독님을 돕고 싶었다.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관련기사
- 트와이스 쯔위, 각선미 돋보이는 예쁜 교복 자태!
- 김민성 FA 협상 마지노선, 2월 넘기지 않는다
- [스포츠타임 톡] ① 류현진 전담 트레이너 김용일 코치가 본 'RYU는 지금?'
- '야구인생 후반 후회 없이' 휴일도 반납한 김태균
- 롯데 선발 약하다?…독기 품은 3선발 김원중
- 마에다 연봉, 로테이션 지키면 천만달러 거뜬하지만…
- 첫 실전부터 싱글벙글…삼성전 대승 요미우리 하라 감독
- 마쓰자카 결국 캠프 낙마…"개막 엔트리 절망적"
- [스포츠타임 플로리다] “MLB는 여전한 꿈” 팬들이 물었다, SK 김광현이 답했다
- [스포츠타임 플로리다] 강정호와 추억, 이제 배지환은 더 큰 꿈을 꾼다
- [스포츠타임 오키나와] 한화 대형 신인들, 내야 지각변동 예고
- [스포츠타임 톡] '거포 신인' 변우혁, "1군 욕심나지만 조급해하지 않을래요"
- [스포츠타임 오키나와] 밸런스 찾은 송창식이 준비하는 '부활 찬가'
- [스포츠타임 플로리다] 프리미어12·주장·팔씨름·아들… 팬들이 물었다, SK 로맥이 답했다
- [스포츠타임 플로리다] ‘불펜 필요’ SK, 임창용-권혁에 관심 접은 이유
- [스포츠타임 현장] '업그레이드 예고' SK 강속구 군단, 시작부터 불 뿜는다
- SK 퓨처스팀, 日 가고시마시에서 캠프 환영 행사 개최
- LG '호주 연합'에 3-2 승, 류중일 감독은 "투수들 제구 구속 만족"
- NC 베탄코트, 포수·1루 수비 후 이번엔 외야 훈련 진행
- "이두근이 머리만 해"…푸이그 알통 자랑
- "로사리오 보세요"…한신 레전드 '캠프 성적 무의미론'
- NC 손민한 코치, "이민호 중요성-장현식 '마무리' 경쟁력↑"
- [스포츠타임 오키나와] '포크볼 장착' 김성훈, "감독님 원포인트 레슨에 놀라"
- "팬들이 왜 미래를 걱정해?" 하퍼 계약 재촉한 미국 기자
- [스포츠타임] NC 마운드 점검, "장현식 페이스 좋고 경쟁력 있다"
- [스포츠타임 오키나와] '외야 전향' 유장혁, 민첩한 '아기 독수리'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