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민규 기자]펠릭스 에르난데스(29·시애틀 매리너스)의 후반기 부진이 심상치 않다. 7월 30일(이하 한국 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6.2이닝 12피안타 7실점으로 크게 부진했던 에르난데스는 다음 경기에서도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6.2이닝 11피안타 4실점으로 좋지 못했다. 에르난데스의 부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 16일,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3이닝도 버티지 못한 채 12개의 안타를 얻어맞고 10실점 하고 만 것. 경기 전 3.11이었던 에르난데스의 평균자책점은 3.65로 치솟고 말았다.
사실 많은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에르난데스의 후반기 부진은 놀랄 일이 아니다. 에르난데스는 2012년 9월 한 달 동안 6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5실점 이상 기록한 경기가 세 차례나 됐으며 2013년에도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4.11로 좋지 못했다. 그러나 이는 에르난데스의 후반기 부진이 사이영상 경쟁과 한두 번씩 크게 무너지는 경기로 유독 크게 느껴지는 것일 뿐 사실 그의 후반기 성적은 그리 나쁜 수준이 아니다. 2012년 당시 에르난데스는 오히려 전반기(2.9 fWAR)보다 높은 3.3 fWAR을 후반기에 기록했다. 또한 2013년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4.11로 높았으나 FIP는 2.53으로 훌륭했으며 BABIP가 .320(리그 평균 .295/커리어 .296), 잔루 처리율이 66.3%로 상당히 운이 따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킹’의 연도별 후반기 성적 변화
2011 : 13경기 6승 7패 3.91ERA 3.48FIP 89.2이닝 82탈삼진 24볼넷 1.4 fWAR
2012 : 15경기 7승 4패 2.99ERA 2.66FIP 108.1이닝 95탈삼진 21볼넷 3.3 fWAR
2013 : 11경기 2승 6패 4.11ERA 2.53FIP 65.2이닝 76탈삼진 20볼넷 1.9 fWAR
2014 : 14경기 4승 4패 2.16ERA 3.39FIP 91.2이닝 94탈삼진 21볼넷 1.3 fWAR
2015 : 8경기 4승 3패 5.62ERA 4.21FIP 49.2이닝 46탈삼진 10볼넷 0.3 fWAR
그러나 올 시즌 에르난데스의 후반기 부진은 여태까지와는 다르다. 에르난데스는 평균자책점 5.62를 기록하고 있으며 피안타율은 .309, 피장타율은 .488에 이르고 있다 .BABIP .366. 문제는 강한 타구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에르난데스의 후반기 강한 타구는 32.3%로 제시 차베즈(31·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이어 아메리칸리그에서 8번째로 높으며 특히 7월에는 32.7%, 8월에는 30%로 각각 아메리칸리그 9위와 18위에 올라 있다. 강한 타구가 증가하면 안타가 될 확률이 늘어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올 시즌 에르난데스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2.8마일. 후반기 들어서는 0.3마일 상승한 93.1마일로 지난 2012년(92.9마일), 2013년(92.7마일)보다도 더 빠른 구속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패스트볼과 함께 모든 구종의 구속이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에르난데스는 2012년, 구속이 줄어들면서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에게 구속이 증가한 것이 좋지 않은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구속이 빠른 투수가 느린 투수보다 타자를 좀더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다. 에르난데스는 7월 27일, 오클랜드를 상대로 8이닝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한숨 돌리긴 했지만 여전히 그의 후반기 성적은 부진하다. 구속이 상승했는데도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 올 시즌 ‘킹’의 전반기와 후반기 구속 변화(브룩스 베이스볼/전반기→후반기)
패스트볼 : 92.7마일 → 93.1마일
싱커 : 92.1마일 → 92.4마일
체인지업 : 88.7마일 → 88.8마일
슬라이더 : 84.6마일 → 85.2마일
커브 : 80.7마일 → 80.8마일
Pitch f/x가 정확한 구속값을 제공하기 시작한 2007년, 에르난데스는 리그에서 빠르고 강력한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투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최고 구속 102마일까지 기록한 에르난데스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8.6마일이었다. 또한 본격적으로 시애틀의 에이스로 활약하기 시작한 2009년에는 95.2마일로 당시 그의 패스트볼 수직 무브먼트는 8.81이었다. 그러나 구속이 하락하면서 수직 무브먼트 역시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올 시즌에는 7.49를 기록하고 있다.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는 높으면 라이징성 움직임을 보이고 낮으면 싱커성 움직임을 보인다. 때문에 무브먼트 수치가 낮다고 해서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포심 패스트볼이 싱커성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는 대부분 릴리스 포인트가 낮은 투수들이다. 문제는 에르난데스가 전반기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가 7.85였던 반면 후반기에는 6.84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에르난데스의 패스트볼이 싱커성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언더핸드 스로와 사이드암 스로 투구폼이 아닌 투수 가운데 포심 패스트볼이 싱커성 움직임을 보이는 대표적인 투수는 브랜든 컴튼(26·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다. 올해 부상으로 등판하지 못하고 있는 컴튼의 포심 패스트볼은 수직 무브먼트가 5.77로 라이징성 움직임보다는 싱커성 움직임에 가깝다. 수직 릴리스 포인트 역시 5.60으로 상당히 낮은 쪽에 속한다. 후반기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가 6.84에 그치고 있는 에르난데스의 후반기 수직 릴리스 포인트는 6.13으로 컴튼과는 차이가 있다.
에르난데스는 후반기, 구속이 증가한 것에 비해 공의 위력은 좋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구위가 안 좋아졌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공의 회전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는 회전수 차이가 거의 없거나 소폭 상승한 반면 싱커는 1,793회에서 1,681회로 패스트볼은 1,560회에서 무려 183회가 줄어든 1,377회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후반기 싱커의 피안타율은 전반기에 비해 .153가 상승했으며 패스트볼 역시 .104가 상승했다. 패스트볼의 위력이 반감되자 체인지업의 피안타율 역시 .207에서 .275로 상승해 버리고 말았다.
다시 릴리스 포인트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2011년 에르난데스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4.2마일, 수직 무브먼트는 8.56이었다. 당시 에르난데스의 수직 릴리스 포인트는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6.12였다. 구속이 하락하기 전이었지만 에르난데스는 분명 8 이상의 무브먼트 수치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 시즌 후반기 에르난데스는 2011년과 비슷한 6.13의 수직 릴리스 포인트를 유지하고 있지만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는 6.84에 그치고 있다. 특히 전반기에 비해 수치가 1인치가 하락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일반적으로 투수들은 나이를 들면서 체력적으로 한계가 오면 릴리스 포인트를 내려 좀 더 던지기 쉽게 투구폼을 수정한다. 대부분의 투수들은 경기 도중 지치게 되면 릴리스 포인트가 내려간다. 에르난데스의 후반기 수직 릴리스 포인트는 전반기에 비해 많이 내려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에르난데스의 전반기, 후반기 릴리스포인트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올 시즌에는 쉽게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 2014년, 2015년 ‘킹’의 전반기 후반기 릴리스 포인트 차이(전반기→후반기)
2014년
패스트볼 : 6.26 → 6.24(-0.02)
싱커 : 6.22 → 6.23(+0.01)
체인지업 : 6.19 → 6.18(-0.01)
슬라이더 : 6.14 → 6.13(-0.01)
커브 : 6.16 → 6.15(-0.01)
2015년
패스트볼 : 6.21 → 6.13(-0.07)
싱커 : 6.15 → 6.07(-0.08)
체인지업 : 6.10 → 5.99(-0.11)
슬라이더 : 5.99 → 5.92(-0.07)
커브 : 6.13 → 6.01(-0.12)
이렇게 릴리스 포인트가 하락했지만 윗 문단에 명시돼 있는 것처럼 오히려 평균 구속은 전반기보다 증가했다. 패스트볼의 수직 무브먼트가 하락한 것은 결국 릴리스 포인트가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릴리스 포인트가 내려갔다는 것은 체력적으로 지쳤다는 뜻이고 또한 어깨 또는 팔꿈치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 오클랜드를 상대로 8이닝 2실점 7탈삼진 호투를 펼쳤던 7월 27일 경기에서 에르난데스는 93마일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을 유지했다. 그러나 수직 릴리스 포인트는 6.04로 떨어져 있었다. 릴리스 포인트가 떨어진 상황에서 오히려 구속이 증가했다면 에르난데스는 분명 무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릴리스 포인트는 떨어졌지만 구속에는 별 차이가 없어 무리해 결국 부상자 명단에 오른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3년 맷 하비(26·뉴욕 메츠)가 있다.
지난 8년 간 에르난데스는 26,075개의 공을 던졌다. 이는 연 평균 3,259개이며 이를 한 시즌 30경기로 환산하면 한 경기당 108개의 공을 던진 꼴이 된다. 나이가 들면서 릴리스 포인트가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릴리스 포인트가 하락한다는 것은 절대 반가운 일이 아니다. 올해 29세인 에르난데스는 내년이면 30세가 된다. 야구 선수로 하락세가 시작되는 나이인 것이다. 과연 에르난데스의 몸은 괜찮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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