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철 kt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그동안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걸 알면서도 대안이 마땅치 않아 자주 선발로 쓸 수밖에 없었다. 선발에서 뺀 날도 꼭 필요한 타이밍이 생겨 중간에 낸 적도 많았다. 감독으로서 미안하고 고마웠다. 잘 쉬고 좋은 몸 상태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이강철 kt 감독이 편도선염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장성우를 두고 한 말이다.

장성우는 팀이 치른 96경기 중 82경기에 마스크를 썼다. 관리를 했다면 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장성우의 결장에 대해 미안한 마음과 고마움을 함께 전했다.

돌이켜보면 비슷한 패턴의 반복이다.

kt는 주축 선수들의 줄 부상으로 어려움을 적지않게 겪었다. 주포인 강백호와 황재균이 장기 부상으로 이탈했고 팀의 중심인 박경수마저 쓰러졌다.

이 감독은 그때마다 '고마움'을 이야기했다. 선수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팀 성적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리는 인터뷰를 빼 놓지 않고 했다.

빠진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만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빈자리를 채워 준 선수들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감독은 "(조)용호까지 없으면 우리 팀은 정말 큰일난다. 강백호가 빠진 공백을 너무 잘 메워주고 있다. 용호에게도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초보 감독답지 않은 노련한 리더십이다. 선수를 대하는 데 감사하는 마음을 먼저 앞세우는 전략을 보여 주고 있다.

'감사 리더십'은 얻는 것이 많다.

일단 선수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전력에서 이탈한 선수나 그 자리를 메워야 하는 선수 모두에게 책임감을 갖게 만든다. 자신의 능력보다 선수들의 헌신을 앞세우기 때문에 팀워크를 이루는 데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이 이 내용을 의식했건 그렇지 않았건 kt는 이 감독의 감사 리더십 안에서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그 결과가 창단 이후 최고 성적(6위)로 전반기를 마칠 수 있게 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kt의 목표는 6위에서 끝나지 않는다. 5위 NC와 1.5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다. 언제든 추격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분위기만 놓고 보면 주축 선수들의 이탈에도 흔들리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버티기 모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만큼 주축 선수들이 돌아오는 시점이 되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 중심엔 이강철 감독의 '감사 리더십'이 있다. 주축 선수는 물론 백업 선수들까지 책임감을 갖게 만드는 힘을 이 감독이 만들고 있다.

kt는 이 감독의 새로운 '감사 리더십'을 앞세워 반전을 만들 수 있을까. 일단 전반기만 놓고 보면 분명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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