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민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장충체, 김민경 기자] "예전에는 기사를 봤는데, 요즘은 경기 지면 아예 기사를 안 본다."

한국전력 세터 강민웅이 애써 웃으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흔히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고 한다. 세터가 공격수에게 올리는 공 하나 하나가 승패로 연결된다. 강민웅은 한국전력 경기가 끝나면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었다.

"가뜩이나 멘탈도 약한데 흔들릴 수도 있고, 제가 스스로 인정한다. 못한 점을 인정하는데, 그런 내용을 보면 자꾸 생각이 난다. 지나간 건 잊고 앞으로 할 거만 생각하려고 한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올 시즌 내내 강민웅을 칭찬했다. 경기에서 종종 실수가 나오지만, 경기력과 멘탈 모두 성장했다고 늘 말한다. 

신 감독은 강민웅이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한국전력의 봄 배구를 위해 조금 더 힘을 내길 바랐다. "(강)민웅이가 멘탈이 약한 편"이라며 많은 대화를 시도하고 있고, 심리 치료사도 붙여 줬다고 밝혔다. 10일 우리카드와 5라운드 경기를 앞두고는 강민웅과 '데이트'도 시도했다.

강민웅에게 신 감독과 데이트하며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묻자 "감독님께서 예전에 겪은 일을 예로 들면서 이겨 내야 한다고 했다. 플레이 할 때 너무 생각하지 말고, 이거다 싶어 정했으면 믿고 가라고 하셨다"고 했다.

▲ 강민웅(왼쪽) ⓒ 한희재 기자
한국전력은 10일 우리카드에 세트스코어 3-1로 이기며 19승 10패 승점 50점을 기록해 4위에서 2위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오랜만에 귀중한 승점 3점을 얻었다. 한국전력은 올 시즌 풀세트 경기를 13차례 치렀다. 셧아웃 승리를 예상하다 3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26-28로 내주면서 풀세트 악몽이 다시 떠오르는 듯했다.

선수들은 4세트를 치르면서 득점할 때마다 더 크게 환호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강민웅은 "파이팅 하다가 현기증만 4번이 났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신 감독은 경기 후 강민웅의 이름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강)민웅이가 잘했다. 고맙다. 간혹가다 엉뚱한 토스가 나왔지만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거니까. 빈도가 줄었고 과감하게 속공을 잘 썼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강민웅은 "다음 경기는 생각하지 않고 당장 잡힌 경기만 생각하려 한다. 이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경기하려고 마음 먹고 있다"며 치열한 2위권 경쟁에서 버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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