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전을 앞뒀지만 PSG의 복수극이 성공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파리 생제르망(PSG)은 2012-13 시즌과 2014-15 시즌 두 번 모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서 FC 바르셀로나를 만나 무릎을 꿇었다. PSG는 와신상담했고, 그들의 수장은 지난 시즌까지 세비야를 이끈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었다. 바르사의 중원이 헐거웠지만, 그 이전에 PSG가 준비한 경기 전략은 치밀했다.

PSG는 15일(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16-17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바르셀로나와 16강 1차전에서 4-0으로 이겼다. 슈팅 수 16-6, 유효 슈팅은 10-1일 정도로 일방적인 PSG의 우세였다. 점유율에서만 바르사가 57%로 우세를 보였을 뿐이다.

PSG는 ‘전방 압박’과 ‘선 수비 후 역습’을 적절히 구사했다.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펼칠 때조차 무작정 수비진을 내리는 대신 바르사가 까다로워하도록 수비진을 구축했다. 공격에선 에딘손 카바니 수비 뒤를 지속적으로 노렸고, 율리안 드락슬러와 앙헬 디 마리아가 뛰어난 개인 기량으로 바르사를 괴롭혔다.

바르사의 역동성이 떨어진 미드필더 조합은 PSG의 전략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역습에 4골이나 내주며 10년 만의 16강 탈락에 가까워졌다.



▷ 전방 압박, 선제골 넣기 전까지

바르사의 강점은 MSN(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 삼총사를 앞세운 공격이다. 개인 능력이 뛰어난 이 3명의 선수를 직접 막는 것보다 바르사의 공격을 꺾을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바르사의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다. 애초에 MSN에게 제대로 된 패스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PSG는 경기 시작과 함께 강한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바르사의 후방 빌드업을 완전히 무너뜨렸고 전방으로 패스는 제대로 연결되지 못했다. 전방 압박이 밀려 수비들이 뒤로 내려가면서 수비수-미드필더-공격수 사이의 간격이 벌어졌다.

PSG는 전방 압박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18분 앙헬 디 마리아의 프리킥 득점이 터진 뒤엔 골키퍼까지 압박하는 경우를 찾기 어려웠다. 선제골을 성공한 PSG는 경기 전략의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전방 압박은 극심한 체력 소모가 따르기 때문이었다.

▷ 조금 특별했던, '선 수비 후 역습'

리드를 잡은 뒤 PSG는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펼쳤다. 전형적인 선 수비 후 역습 전술과는 조금 다른 형태를 보였는데, 최종 수비 라인을 페널티박스 안까지 무르지 않았다. 기회가 될 땐 간격을 유지하면서 수비 라인을 전진시키기도 했다.

그 목적은 역시 MSN 무력화라고 할 수 있다. 바르사는 프리메라리가 경기를 비롯해 완전히 물러선 상대들을 공략하는 데 무척 능숙한 팀이다. MSN은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가장 위협적인 경기력을 뽐낸다. 세 선수가 모이면 연계 플레이로 예측하기 어려운 공격을 펼친다. 더구나 세 선수 모두 페널티박스에서 밀집 수비를 펼친다고 해도 1대 1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무너지게 마련이다.

PSG는 수비 라인을 높여서 세 선수의 연계 플레이를 막으려고 했다. 메시는 중앙의 수아레스 근처로 접근했지만 PSG의 높은 수비 라인 때문에 직접 골을 노리기엔 PSG의 골대가 멀었다. 네이마르는 측면에 빠져서 개인 돌파에 의존했다.

공격에 집중한 바르사는 피케를 비롯한 수비 선수들까지 조금씩 수비 라인을 높였고, PSG가 역습을 펼치기에 ‘딱 좋은’ 상황이 됐다. PSG의 역습이 몇 번 성공하자 바르사의 수비수들은 공격에 완전히 집중하기도 어려웠다. 특히 측면 수비수들이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못해 공격은 더욱 답답했다.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의 힘이 제대로 나타났다.

▷ 바르사 미드필더의 떨어진 기동력

바르사 미드필더들의 부족했던 활동량과 떨어진 기동력은 문제를 가중했다. PSG의 역습에 바르사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것은 미드필더의 부진 때문이다.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되지 않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세르히오 부스케츠는 개인기가 뛰어난 디 마리아, 드락슬러에 활동량이 장점인 블레이지 마투이디에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여기에 3선을 지키며 종종 공격에 가담한 마르코 베라티와 아드리안 라비오의 기동력을 감당할 수 없었다. 1차 저지선을 잃은 바르사 수비수들은 달려들지도 그렇다고 물러서지도 못하면서 수비에 애를 먹었다.

2번이나 바르사에 패해 ‘쓸개를 핥으며’ 칼을 갈았을 PSG는 적극성부터 달랐다. 공을 다투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몸으로 부딪쳤다. 돌파를 당했을 땐 뒤를 맹렬히 쫓았다. 반칙도 불사했다. 이런 차이는 미드필드의 세컨드 볼 싸움에서 PSG의 우위로 나타났다. 누구나 공을 점유할 가능성이 있는 50대 50 상황에서 PSG가 번번이 소유권을 되찾으면서 경기 흐름을 잡았다.

바르사는 후반 27분에야 이반 라키티치를 투입하면서 미드필드 장악력을 조금이나마 되찾았다. 라키티치는 PSG의 미드필더를 쫓으면서 1차 저지선이 됐다. 미드필드 싸움이 되자 바르사는 경기력이 회복됐다. 여기에 좌우 측면 수비수들이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공격에 활기도 돌았다. 그러나 이미 4골의 리드를 잡은 PSG는 수비에 집중한 상태였고, 바르사에 남은 시간도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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