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나디 골로프킨은 4개의 챔피언벨트를 지니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GGG(트리플 G)' 게나디 골로프킨(34, 카자흐스탄)이 WBA(슈퍼) WBC IBO 미들급 타이틀을 방어했다.

골로프킨은 19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타이틀전에서 다니엘 제이콥스(30, 미국)에게 12라운드 종료 3-0으로 판정승했다.

골로프킨은 미들급 세계 최강자다. KO율이 약 91%나 되는 돌주먹이다. 제이콥스도 KO율이 90%를 넘어 둘 가운데 하나는 분명히 쓰러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팬들이 많았다.

하지만 제이콥스가 골로프킨을 당황시킬 정도로 강했다. 4라운드 한 차례 다운을 허용했지만, 오소독스와 사우스포로 자세를 바꿔 가며 펀치 연타로 대응해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두 선수가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판정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누가 이겼을지 예상하기 힘들었다.

골로프킨은 2008년 6월 8라운드 경기에서 아마르 아마리에게 3-0 판정승한 뒤, 무려 23경기 연속 (T)KO승 행진을 이어 오다가 8년 9개월 만에 판정까지 갔다.

프로 4번째 판정승인데, 12라운드 판정 승부는 첫 경험이다.

골로프킨은 한국계 어머니와 러시아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마추어 무대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라이트미들급 금메달, 2003년 방콕 세계아마추어복싱선수권대회 미들급 금메달, 2004년 푸에르토 프린세사 아시아아마추어복싱선수권대회,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미들급 은메달을 차지했다.

2006년 5월 프로로 데뷔해 무결점 전적을 쌓기 시작했다. 2010년 8월 WBA 미들급 잠정 챔피언에 올랐고 4개월 뒤인 12월 통합 챔피언벨트를 따냈다. 이후 IBO, IBF, WBC에서도 왕좌에 올랐다.

상대 제이콥스는 WBA (정규) 미들급 챔피언이었다. 이번에 생애 두 번째 패배(32승)를 맛봤다.

2011년 5월 뼈에 생기는 악성 종양인 골육종에 걸려 선수 생활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암을 이겨 내고, 2012년 10월 돌아와 조시 루서란을 TKO로 꺾어 건재를 자랑했다.

실력과 정신력 등 모든 면에서 골로프킨의 호적수였다.

골로프킨은 1라운드 링 중앙을 잡았다. 잽을 앞세우며 서서히 전진했다. 제이콥스는 사이드 스텝을 밟으면서 잽으로 골로프킨의 접근을 견제했다.

서로의 펀치력을 잘 알고 있는 두 선수는 최대한 상대를 경계하고 탐색전을 펼쳤다.

선제공격하는 쪽은 골로프킨, 제이콥스는 카운터 공격 타이밍을 노렸다. 제이콥스는 3라운드 공격하고 클린치하려는 골로프킨의 안면에 왼손 펀치를 맞혔다.

하지만 골로프킨은 위축되지 않고 곧 반격했다. 4라운드 오른손 펀치 두 방을 제이콥스의 얼굴에 터트렸다. 제이콥스가 엉덩방아를 찧고 다운됐다.

그런데 쉽게 무너질 줄 알았던 제이콥스가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거세졌다.

5라운드부터 오소독스와 사우스포 자세를 자주 바꿔 가며 흐름에 변화를 줬다. 기다리기만 하다가 먼저 공격하는 횟수를 늘려 갔다. 잽과 훅 등 다양한 연타를 날렸다.

제이콥스가 움직이면서 스피드를 내세운 펀치 연타를 먼저 뻗으니, 골로프킨이 공격 기회를 잡기 힘들었다.

전진하며 틈새를 찾는 골로프킨과 빠른 펀치 연타로 유효 타격으로 점수를 따는 제이콥스의 백중세가 계속됐다.

12라운드를 마친 뒤, 판정은 골로프킨의 3-0 승리. 그러나 제이콥스를 압도하지 못해서인지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승리를 예감하고 있던 제이콥스는 크게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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