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용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창사(중국), 유현태 기자] 사상 첫 중국 원정에서 패한 태극 전사들은 모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3일 창사 허롱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6차전 중국과 경기에서 0-1로 졌다.

경기 뒤 주장 기성용은 내부를 향해 강도 높은 쓴소리를 뱉었다. 그는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을 정도로 많이 실망했다. 경기에 나가기 전 진다는 생각은 절대 안 했다"며 "선수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또 화를 내면서도 노력을 많이 했는데 잘 안됐던 것 같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 생각에는 원정에 와서 환경이나 다른 게 부족했다는 건 핑계인 것 같다.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안 나왔다는 핑계를 대는 건 대표 선수 자격이 없는 것 같다"며 "원정에서 성적 못낸 건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얘기"라고 경기력 문제를 꼬집었다.

구자철은 "어려운 경기를 했다. 굉장히 아쉽다. 준비한 것을 보여 주려고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패전 소감을 밝혔다. 이어 "스스로가 앞으로의험난한 일정을 만들었다"면서 "자신감 회복이 중요하다. 경험 있는 선수들이 더 노력해서 팀을 끌고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전반전 가벼운 몸놀림으로 중원에서 몇 차례 번뜩였지만 끝내 중국의 골문을 열진 못했다.

구자철과 함께 '지구 특공대'로 불리는 지동원도 고개를 떨궜다. 그는 "결과적으로 원하는 승점 3점을 얻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컨디션은 좋다. 공격수의 임무인 득점을 하지 못해서 실망스럽다"고 했다. 후반 30분 남태희의 크로스를 받아 머리로 중국 골문을 위협했지만 정청 골키퍼의 선방에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경기를 패해 매우 슬프다"며 쓸쓸한 표정으로 믹스트존을 떠났다.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홍정호와 장현수 모두 결과에 만족하지 못했다. 최종 예선 동안 '중국화 논란'에 시달리며 마음고생이 심했고 이번 중국전에서 명예 회복을 노렸던 차였다. 홍정호는 "오늘은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한 경기였다.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실점을 먼저하다 보니 공격 쪽에서 압박감을 가지며 부담을 느끼게 된다. 미안하다"며 자책했다.

장현수는 "중국을 꼭 이기고 싶었다. 열심히 해서 중국화 논란도 잠재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했던 것과 달리 좋은 경기력을 보여 드리지 못해 아쉽다. 중요한 경기에서는 내용보다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경기 결과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준비 시간이 3일, 짧으면 이틀인데 짧은 시간 안에 무언가를 만들고 조직력을 최대화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현실적인 어려움도 토로했다.

중국 축구의 성장세도 인정했다. 구자철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 선수들이 세계적인 공격수를 상대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한국 선수들도 많이 상대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나온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중국을 칭찬했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승점 10점(3승1무2패)에 머물렀다. 시리아(2승 2무 2패, 승점 8점)가 우즈베키스탄(3승 3패,승점 9)을 1-0으로 잡아 2위를 겨우 지켰다. 러시아행까지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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