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수가 슈틸리케호에 복귀했지만 패배는 막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창사(중국), 유현태 기자] 중국은 단순했다. 한국은 지나치게 신중했다. 그래서 위기가 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3일 창사 허롱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6차전 중국과 경기에서 0-1로 졌다. 승점 추가에 실패하면서 러시아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중국은 자신들에게 적합한 단순한 전술을 연습해 왔다. 한국은 약점으로 지적됐던 밀집 수비를 돌파하는 데 또다시 실패했다. 전반 34분 세트피스에 실점했다. 동점 골을 위해 전진하는 한국은 중국의 역습에 먹잇감이 됐다.

▷ 복잡하고 소극적인 한국

한국은 공을 들여 공격을 펼쳤다. 그래서 과감한 시도가 적었다. 독이 됐다. 한국의 공격은 대부분 중국 수비 조직의 바깥을 돌았다. 중국이 전방에서 압박을 시도하면서 후방에서도 빌드업이 안정적이지 않았다. 구자철이 여러 차례 정즈를 제치면서 공격의 활로를 여는가 했지만 구자철 주변에서 움직임이 늦었다. 공격 템포가 떨어지니 중국은 수비 조직을 정비했다.

남태희가 뛰어난 드리블 실력으로 중국 수비를 헤집었다. 전반 41분 페널티박스 안까지 드리블로 파고들었다. 그러나 생각이 많았다. 슛 대신 크로스를 선택했다. 패스는 성실하게 쫓아온 중국 수비수들에게 걸렸다. 과감한 시도가 부족했다.

전반 45분이 다 돼서야 공격다운 공격이 나왔다. 왼쪽 측면에서 김진수와 구자철이 2대1 패스로 중국 페널티박스 왼쪽을 뚫었다. 한국이 보여야 할 공격이었다. 이정협의 쇄도가 약간 늦어 골로 연결되진 않았다.

후반에도 점유율은 여전히 한국이 높았다. 그러나 과감한 침투 패스는 나오지 않았다. 수비 외곽만 돌다가 공을 빼앗겨 역습 당하는 경우가 늘었다.

중앙에서 원터치 패스가 없었다. 공격 템포가 늘어졌다. 수비 뒤 공간 침투를 하려면 원터치로 중국 수비가 정신 차리기 전에 패스를 찔러야 했다. 그러나 공을 잡고 중국 수비가 준비를 한 상태에서 하는 스루패스는 중국의 수비 사이를 통과할 수 없었다.

중앙에서 과감한 슈팅은 정확도가 떨어졌다. 후반 14분에서야 기성용이 상대의 볼을 가로챈 뒤 골문 구석을 노리는 슛을 했지만 정청 골키퍼에게 걸렸다.

이후로도 중국 수비를 돌파하진 못했다. 김신욱을 투입한 뒤 긴 패스만 시도하다가 중국의 거센 반격에 막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 단순하지만 빠른 중국

중국은 축구를 단순하게 했다. 미드필드에서 공을 빼앗으면 한 번의 패스로 최종 수비 라인을 끌어올린 한국의 뒤를 철저히 노렸다. 공을 끌다 빼앗기는 대신 공을 전방으로 보냈다. 개인 기량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한국과 점유율을 다투며 맞불을 놓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다.

한국은 지속적으로 수비 라인을 높였다. 역습보다 주도권을 잡기 원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축구에선 공수 간격이 좁아야 했다. 한국은 중국 공격수들을 번번이 오프사이드에 빠뜨렸지만 중국은 포기하지 않고 시도했다.

세트피스도 중국이 노린 중요한 공격 방식이었다.  전반 34분 장린펑의 기습적인 드리블에 중앙을 뚫렸다. 수비 라인을 높였다가 공을 빼앗기면서 그대로 역습을 허용한 것이 문제였다. 전반 34분 한국의 실점 장면은 중국이 연습한 것이었다. 위다바오는 코너킥에 맞춰 먼 골대에서 가까운 골대로 움직이며 수비수들을 따돌렸다. 코너킥은 단순한 공격 방식이지만 한 번에 골문 앞까지 공을 배달할 수 있는 방법이다.

후반 5분 중국은 또 한번 역습으로 효과를 봤다. 오른쪽 측면이 완전히 뚫렸다. 단순하지만 공격 속도는 빨랐다. 후반 16분에도, 후반 24분에도 중국의 빠른 역습에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했다.

중국의 역습은 끊이지 않았고 한국은 중국의 역습을 견디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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