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은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이는 여론 조사 기관의 조사 결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통합 정보 분석 기업 닐슨코리아의 스포츠 솔루션인 닐슨스포츠가 실시한 ‘스폰서링크(SponsorLink)’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절반이 넘는 62.0%가 스포츠 종목 가운데 야구에 가장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축구(52.6%)' '골프(30.9%)' 순으로 나타났다.
‘스폰서링크’는 한국인들의 스포츠에 대한 인식과 팬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로 지난 5월 한국인 2,600명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됐다. ‘스폰서링크’는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각 국가 상황에 맞게 실시되고 있으며 국가별 스포츠 인식과 팬 성향 파악을 거쳐 효과적인 스포츠 스폰서십과 전략적인 마케팅 실행에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현 세대에선 야구가 1위지만 연령이 낮아질수록 성향이 달라지고 있다.
30대 이하 젊은 세대(15-29세)가 가장 관심 있는 스포츠 종목으로는 '축구(53.2%)' '야구(50.8%)' 'e-스포츠(39.7%)' 순으로 나타났다. 축구 소비자는 큰 변동이 없었던 반면 야구 소비자는 e-스포츠로 크게 이동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래의 한국 야구는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조사 결과다. 젊은 세대가 떠나가는 콘텐츠는 생명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야구를 소비하는 행태를 봐도 위기는 감지된다. 한 포털 사이트의 야구 담당자는 "시즌 전의 크고 작은 악재에도 야구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줄어들지는 않았다. 여전히 야구는 포털 사이트 스포츠 사이트의 최대 주주"라고 말했다. 하지만 변화도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뉴스 소비는 줄지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영상 소비는 줄어들었다. 영상을 활용하는 유저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야구 중계는 동시 접속자 수가 한때 20만 명을 넘는 경기들이 적지 않게 나올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엔 10만 명만 넘어도 '대박' 경기로 꼽힌다.
야구를 중계하는 방송사들도 시청률에 이상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한 방송사 PD는 "KIA 정도를 제외하면 시청률이 확실히 떨어졌다. 중계 시청률에선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다만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은 여전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야구 경기의 결과만 확인하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사례들이다. 야구 자체에 대한 흥미는 떨어졌지만 프로 야구 팀에 대한 충성도는 남아 있기 때문에 야구 결과에 대한 확인만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야구가 갖는 콘텐츠로서 매력이 자꾸만 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는 징후가 나타났을 때 대비책을 만들고 준비해야 한다. 위기가 닥쳤을 때 나서면 이미 늦는다. 야구계 전체가 위기감을 갖고 닥쳐 올 것들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 야구계 모든 구성원들이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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