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이정후 ⓒ넥센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지난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15차전.

경기를 앞두고 넥센 외야수 이정후가 방송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이정후는 구단 직원에게 "저 때문에 팀이 연패에 빠져 있는데 방송을 해도 될까요"라고 물으며 조심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당시 팀은 3연패에 빠져 있었고 이정후는 14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이정후는 방송 인터뷰를 마친 뒤 "팀이 중요한 상황인데 전혀 출루가 되지 않고 있다. 6월에도 13타수 무안타일 때가 있었는데 그때보다 더 좋지 않다"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자신의 부진을 바라보는 고졸 신인답지 않은 마음가짐이었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에서 6-2로 앞선 6회 1사 2루에서 중전안타를 치며 1,3루 찬스를 만들었고 초이스의 홈런으로 득점에도 성공했다. 6-2로 달아나는 천금 같은 찬스였고 개인적으로는 18타수 만에 나온 안타였다. 팀도 9-8 승리로 3연패를 끊었다.

올 시즌 KBO 리그 신인왕은 이정후가 가장 유력하다. 27일까지 121경기 150안타 타율 3할3푼을 기록하고 있는 이정후는 1994년 김재현(SPOTV 해설위원)의 고졸 신인 최다 안타(134개)를 이미 경신했고, 같은 해 서용빈(LG 타격코치)이 세운 리그 신인 최다 안타(157개)까지 단 7개 만을 남겨놓고 있다. 23년간 아무도 깨지 못한 기록이다.

하지만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2할4푼4리로 이전에 비해 조금 떨어진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보통 고졸 신인이라면 이 정도만 해도 '잘한다' 소리를 듣겠지만 이정후를 바라보는 눈은 이미 높아진 상태. 장정석 넥센 감독은 이에 대해 "최근 타격감이 조금 떨어져 있지만 25일 경기에서는 볼넷 3개를 골라내면서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28일 스포티비뉴스와의 통화에서 "27일 경기에서 안타를 쳤지만 중요한 찬스에서 못 쳐서 아쉽다. 그래도 잘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것일 뿐 타구 질이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뭔가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계속 하던 대로 하다 보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주위에서 형들도 조급해하지 말라고 조언해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정후에게는 좋은 소식이 들렸다. 28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예비 엔트리가 발표된 가운데 이정후도 외야수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 그는 "지난해 청소년 대표로 뛰면서 당분간 다시 태극마크를 달기는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빨리 기회가 와 기쁘다. 남은 기간 더 열심히 해서 최종 명단에 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갓 프로 유니폼을 입었을 뿐이지만 모두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선수. 이정후는 모든 압박감을 이겨내고 한걸음씩 성장하고 있다. 이정후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예비 엔트리 선정을 계기로 '부진'을 끊고 다시 신인의 패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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