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스카 델라 호야는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코너 맥그리거에게 일부러 밀려 줬다고 생각한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코너 맥그리거(29, 아일랜드)는 지난 27일(이하 한국 시간) 플로이드 메이웨더(40, 미국)에게 10라운드 TKO(레퍼리 스톱)로 졌지만, 사실상 잃은 게 없다.

세 명의 심판(Judge) 중 한 명은 맥그리거가 세 라운드를 가져갔다고 채점했다. 여러 팬들은 맥그리거가 프로 복싱 데뷔전에서 전설적인 복서를 맞아 꽤 괜찮게 싸웠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맥그리거는 대전료에 PPV 수입, 관중 동원 수입, 스폰서 수입 등을 합해 약 1억 달러(약 1,120억 원)를 벌어들일 전망이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선 자신의 별명을 딴 위스키 신제품 '노토리어스'를 널리 홍보했다.

그러나 세계 챔피언 출신 복싱 프로모터 오스카 델라 호야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메이웨더가 연출하고 주연까지 맡은 쇼에 여러 팬들이 넘어갔다고 본다. 맥그리거가 잘한 게 아니라, 메이웨더가 봐준 것이라는 생각이다.

델라 호야는 29일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 MMA 파이팅과 인터뷰에서 "여전히 코미디 같다. 팬들은 더 좋은 경기를 봐야 한다. 메이웨더가 경기에 앞서 자신의 10라운드 KO승에 베팅을 하려고 했다는 뉴스를 봤다. 난 속지 않는다"고 말했다.

ESPN은 경기 후 "메이웨더가 자신이 9.5라운드(10라운드 1분 30초) 이내에 승리한다는 것에 40만 달러(약 4억 4,800만 원)를 걸려고 했지만, 출전 선수가 자신에게 베팅해도 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돼 돈을 걸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 다음 달 17일 게나디 골로프킨과 카넬로 알바레즈의 미들급 타이틀전은 오스카 델라 호야가 프로모션 하는 경기다.

델라 호야는 "(맥그리거가 몇 개의 라운드에서 앞설 수 있었던 것은) 메이웨더가 일부러 밀려 줬기 때문이다. 처음 4라운드까지는 맥그리거가 공격하도록 놔두더라. 메이웨더는 최고의 방어력을 지닌 세계 최고의 복서 중 하나로 꼽힌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델라 호야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라이트급 금메달리스트다. 프로 전적 45전 39승 6패를 쌓고 2008년 은퇴했다. 2007년 5월 메이웨더와 싸운 적도 있다. 판정으로 지고 WBC 라이트미들급 타이틀을 메이웨더에게 내줬다.

델라 호야는 '골든보이 프로모션'의 대표다. 그는 어디까지나 자신이 매치업한 경기를 많이 팔아야 하는 프로모터다.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경기를 깎아내리면서 다음 달 17일 열리는 'GGG' 게나디 골로프킨과 사울 '카넬로' 알베라즈의 WBA(슈퍼) WBC IBF IBO 미들급 타이틀전 홍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많은 사람들이 메이웨더와 맥그리거를 봤다는 사실이 기쁘다. 그들은 9월 17일 진정한 복싱 경기를 발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복싱은 복싱이고, 종합격투기는 종합격투기다.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경기를 진짜 복싱 경기와 비교할 수 없다. 카넬로와 GGG는 인생을 걸고 복싱 훈련을 해 온 선수들이다. 여러분들은 최고의 복싱 경기를 보게 될 것이다."

"맥그리거를 좋아한다. 그의 경기가 있다면 티켓을 살 것이다. 종합격투기 파이터들을 존중한다"는 델라 호야는 "카넬로라면 아마 맥그리거를 1라운드 또는 2라운드에 KO로 쓰러뜨렸을 것이다. 카넬로는 KO 펀처다. 그는 일부러 경기를 끌고 가려고 속임수를 쓰는 선수가 아니다"며 메이웨더를 비꼬았다.

골로프킨은 WBA(슈퍼) WBC IBF IBO 미들급 챔피언이다. 37전 37승 무패로, 33승을 KO로 따냈다. 알바레즈는 51전 49승 1무 1패 전적을 쌓았다. 34 KO승이 있다. 유일한 패배는 2013년 9월 메이웨더에게 판정으로 진 것이다.

두 선수의 경기는 공교롭게도 메이웨더와 맥그리거가 맞붙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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