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호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막바지 총력전을 준비하던 두산 베어스에 부상 변수가 생겼다. 주장 완장을 내려놓은 이후 공수에서 중심을 잡아주던 김재호(32)가 뜻하지 않게 왼쪽 어깨를 다쳤다.

김재호는 29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회 박헌도의 뜬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하던 좌익수 김재환과 부딪혔다. 공중으로 뜬 김재호는 왼쪽 어깨로 그라운드에 떨어졌고, 몸을 일으켜 세우지 못할 정도로 고통을 호소했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된 김재호는 X-레이 촬영 결과 왼쪽 어깨 관절 주위 인대 손상 의심 진단을 받았다. 정확한 부상 정도와 회복 기간을 확인하기 위해 30일 재검진을 받는다.

올 시즌 부상과 부진이 겹쳐 마음고생을 했다. 김재호는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종아리를 다쳐 소속 팀에 복귀한 후에도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완벽하게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즌을 치르니 타격과 수비 모두 흔들렸고, 마음은 무거웠다. 6월 중순부터는 경기에 나서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참고 버티던 김재호는 지난달 30일 주장을 맡은 이래 처음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잠시 그라운드와 떨어져 있다 돌아온 김재호의 표정은 눈에 띄게 밝아졌다. "이제 운동 할 만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시즌 초반 팀에 힘을 보태지 못한 만큼 "무조건 잘하자"는 마음도 컸다. 김재호는 부상 복귀전을 치른 지난 15일부터 타율 0.441 3홈런 15타점 맹타를 휘두렀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지만, 팀이 필요로 하면 리드오프로 나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29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재호는 다소 굴곡이 있는 올 시즌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한번쯤 선수는 계속 뛰다보면 몸이 잠깐 아플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했는데, 그게 올해였던 거 같다. 준비를 많이 못하면 몸이 상한다는 걸 느꼈다. 올 겨울에는 준비를 잘해서 다음 시즌에는 올해보다 나은 한 해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주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선참으로서 동료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마음도 강했다. 김재호는 "시즌 도중에 (김)재환이에게 주장을 넘기게 돼서 미안하다. 재환이 혼자 팀을 끌고 가는 것도 아니고, 다같이 끌고 가야한다. 예전보다 내가 신경 쓸 일은 줄었지만, 선참으로서 어느 정도 같이 끌고 가야 한다"며 책임감을 보였다.

의욕적으로 남은 시즌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상이라 김재호는 물론 팀도 상심이 클 듯하다. 6회부터 김재호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나선 류지혁은 2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맹타를 휘두른 뒤에도 밝게 웃지 못했다. "(김)재호 형이 다쳐서 정말 기분 안 좋게 그라운드에 나갔다"며 "재호 형이 빨리 돌아와야 우리 팀도 상승세를 이어 갈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류지혁이 빈자리를 대신한다고 해도 김재호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포스트시즌까지 내다보면 더 그렇다. 김태형 두산 감독과 선수들은 "빨리 회복해서 돌아오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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