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 김선빈은 올 시즌 타격 부문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28일 현재 3할8푼6리로 2위 최형우(0.367)에 1푼9리나 앞서 있다. KIA의 1위는 위협을 받아도 김선빈의 1위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흥미로운 것은 김선빈이 수많은 악재 속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장애물이 많지만 모두 뛰어넘으며 최고의 자리에 올라 서 있다. 때문에 김선빈의 타격 부문 1위 질주는 좀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김선빈이 기울어진 운동장 위를 뛰고 있는 이유는 비단 그가 작은 키를 갖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타격 메커니즘 자체에서 불리한 점을 많이 안고 있다.<위 그래픽 참조>

김선빈은 일단 땅볼 각도가 좋지 못하다. 타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평균 -11.2도를 기록하고 있다. -5도에서 10도 사이에서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평균 땅볼 발사 각도는 이상적이지 못하다.

플라이볼은 타구의 스피드(힘)가 너무 떨어진다. 인플레이가 된 플라이볼의 평균 발사각은 34.3도로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뒷받침해 주는 힘이 너무 부족하다. 플라이 타구의 평균 타구 스피드는 시속 134.0km이다. 장거리포 타자들이 시속 150km를 훌쩍 넘어서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불리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일반적으로 25도에서 45도 사이의 타구 발사각 가운데 시속 155km 이상의 타구 스피드가 붙으면 아웃이 잘 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김선빈에게는 꿈과 같은 일이다. 일단 김선빈의 타구가 플라이가 되면 안타가 되기 힘들다는 계산이 나온다.

라인드라이브에선 나름대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선빈이 가장 많은 안타를 칠 수 있는 타구가 바로 라인드라이브다. 13도로 각도도 이상적이고 시속 145.4km의 속도로 뒤를 받치기 때문에 나름대로 힘도 붙일 수 있다.

그러나 라인드라이브도 대단한 위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라이벌들에 비해 나을 것이 없다.<표 참조>

대부분 타자들이 시속 140km대 후반에서 150km대의 빠른 타구를 날리고 있지만 김선빈은 타격 10걸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김선빈은 공을 띄우기 보다는 땅볼을 많이 치는 유형의 타자다. 땅볼 아웃/뜬 공아웃 비율이 1.23을 기록하고 있다. 땅볼 아웃이 훨씬 많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김선빈은 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비밀은 그의 땅볼 안타 타구 질에 있다. 땅볼 아웃이 될 때는 느리고 찍히는 각이 큰 타구를 날리지만 안타를 만들 때는 매우 이상적인 타구 질을 만들어 낸다.

김선빈의 땅볼 안타 평균 발사 각도는 -8.209도다. 보통 -7,8도에서 -5도 사이에서 안타가 많이 나오고 2, 3도에서 5도 사이에서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다. 김선빈의 땅볼 안타는 일단 발사각이 매우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땅볼 안타를 칠 때 타구 스피드도 빨라진다. 평균 시속 148.2km로 일반 땅볼의 137.5km보다 10km 이상 빠르게 친다. 김선빈이 장기인 라인드라이브 보다 땅볼 타구가 많은데도 안타를 많이 칠 수 있는 이유다.

이처럼 김선빈은 많은 안타를 치기엔 불리한 조건들에 놓여 있다. 하지만 땅볼 안타에서 볼 수 있듯 험난한 고비들을 넘겨 가며 1위를 지키고 있다.

그가 일반적으로 잘 치는 타자라면 그러려니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선빈은 1위다.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있다. 때문에 그의 질주는 더욱 놀랍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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