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아스정' 정재훈(37, 두산 베어스)이 끝내 마운드로 돌아오지 못했다.
두산은 8일 오른손 투수 정재훈의 은퇴 소식을 알렸다. 두산은 정재훈에게 코치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훈은 지난해 친정 팀으로 돌아와 필승 조로 힘을 보탰다. 46경기 1승 5패 2홀드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하며 베테랑으로서 불펜의 중심을 잡았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8월 잠실 LG 트윈스전에 구원 등판했다가 박용택의 타구에 오른 팔뚝을 그대로 맞았다. 타구에 맞은 정재훈은 더는 공을 던지지 못하고 이현승과 교체됐다. 정재훈의 마지막 1군 등판 장면이었다.
오른쪽 팔뚝 전완부 척골 골절 진단을 받은 정재훈은 한국시리즈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전념했다. 9월에는 캐치볼을 시작하면서 복귀 전망을 밝혔다. 그러나 어깨가 탈이 났다. 오른쪽 어깨 회전근개 부분 파열로 시즌을 접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순간 가장 먼저 정재훈을 떠올렸다. 정재훈이 어깨 이상을 느꼈을 때 바로 옆에서 지켜본 터였다.
김 단장은 "일본에서 어깨를 다쳤을 때 물어보니까 '두두둑 소리가 났다'고 해서 '아 끝났구나' 했다. 본인이 정말 아쉬워했다. 이 무대에 정말 서고 싶어 했다. 지난해(2015년) 롯데에 있다가 돌아와서 우승 반지 그냥 받았던 게 다시 스쳐 지나간 거 같았다. 다친 날은 정말 괴로워했다"고 이야기했다.
올해도 복귀 전망은 밝지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해 정재훈의 몸 상태를 물어볼 때면 "올 시즌 복귀는 어렵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재훈은 1999년 OB 베어스에 2차 5라운드 37순위로 지명을 받은 뒤 2003년 두산에 입단했다. 프로 통산 14시즌을 보내면서 555경기 35승 44패 139세이브 84홀드 705⅓이닝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프로 생활을 하는 동안 2015년 한 해만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는데, 그때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는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우승 반지 2개를 얻었지만, 활짝 웃을 수는 없었다.
정재훈은 두산 동료들과 함께 가을 야구를 하면서 우승 반지를 끼는 순간을 간절히 그렸다. 그러나 그 소원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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