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훈.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LG는 정성훈을 방출하며 큰 후폭풍에 시달렸다. 정성훈이 여전히 제 몫을 해 줄 수 있다는 평가를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성훈은 올 시즌 115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2리 6홈런 30타점을 기록했다. 1루수 또는  대타 요원으로 손색없는 기록이다.

그러나 내부 판단은 또 다를 수 있다. 드러나는 기록 이면에 뭔가 약점을 발견했을 수도 있다. LG 구단의 처지에서 보면 그렇다.

때문에 보다 세부적으로 정성훈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정성훈은 과연 내년 시즌 이후에도 버텨 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다. 경력이 짧은 선수들은 변화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 쓰기 힘들고 베테랑들은 빠른 공을 치지 못하면 기용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보통의 베테랑들이 방출이나 은퇴를 하는 건 빠른 볼 대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성훈은 시속 140km가 넘는 빠른 공에 대해 어떤 성적을 보였을까.

결과는 예상을 뒤집었다. 정성훈은 서른 후반대 나이지만 패스트볼에 대한 적응력이 매우 높았다.

KBO 리그에서 시속 140km는 빠른 공의 기준이 된다. 타구-투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정성훈은 시속 140~145km 사이 구간에서 4할1푼9리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KBO 리그 투수들이 던지는 평균을 조금 넘는 구속에서 매우 강세를 보였다는 사실을 뜻한다.

그보다 더 빠른, 강속구로 분류되는 시속 145~150km사이 구간에서도 3할6푼7리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정성훈이 빠른 공 대처 능력이 떨어져 쓸모까지 떨어졌다고 판단했다면 큰 오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데이터다.

그렇다면 변화구 대처 능력은 어땠을까. 공략에 특별히 어려움을 겪은 구종은 있었을까.

결과부터 말하면 '아니오'다. 슬라이더에 대한 타율은 2할5푼으로 다소 떨어졌지만 나머지 구종에선 모두 3할대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타율은 3할7푼8리나 됐다. 

타구 속도와 발사각도 이상적인 수치를 보였다. 전체 인플레이 타구 속도는 시속 140km에 근접했다. 일반적인 타자들에 비해 결코 떨어지는 수치가 아니다. 홈런을 칠 땐 시속 160km까지 타구 스피드가 향상됐다.

홈런의 평균 발사각도 30도(25도에서 35도 사이가 이상적)로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세부 데이터는 '정성훈은 여전히 쓸모 있는 선수'라고 가리키고 있다. 빠른 볼에 밀리지 않고 변화구 대처 능력도 좋은 타자를 쓰지 않을 이유는 없다.

한 베테랑 투수는 "정성훈은 패스트볼에 대한 대처 능력이 좋다. 여기에 노림수가 있어 변화구 던질 때도 신중해야 한다. 타석에서 여전히 힘든 느낌을 주는 타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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