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형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FA(프리에이전트) 계약에서 계약금은 선수가 짊어질 수 있는 돈뭉치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에서 LG로 돌아온 김현수는 계약 총액 115억 원 가운데 65억 원을, 2016년 삼성에서 NC로 이적한 박석민은 96억 원 가운데 56억 원을 계약금으로 챙겼다.

그런데 26일 원 소속 팀 kt와 다시 손을 잡은 이대형(35)의 계약 내용엔 계약금이 없다. 2년 동안 오로지 연봉 2억을 받는 조건이다. 지난해보다 1억 삭감됐다. 옵션도 없다.

kt는 이대형이 지난 3년 동안 팀에 공헌한 점과 상징성을 고려해 지난해에만 3차례 이상 협상 테이블을 차렸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계약 기간과 금액 모두 이견이 있었다.

kt는 이미 강백호 멜 로하스 주니어 유한준으로 외야진을 완성했다. 이대형의 자리인 좌익수에만 경쟁자가 5명이 넘는다. 이러한 이유로 kt는 협상을 시작했을 때부터 계약 총액을 이대형이 생각했던 기준 아래로 책정했다.

게다가 이대형은 지난 시즌 막판 도루하다가 십자인대가 파열돼 수술하고 재활하고 있다. 전반기 복귀가 불투명하다.

따라서 사실상 올 시즌을 못 뛰고 다음 시즌을 기대하는 계약이기 때문에 올 시즌 연봉에 계약금 의미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협상 체결엔 선수 생활을 이어 가려는 이대형의 의지가 더해졌다. 이대형은 한국 나이로 36세. FA를 선언했지만 젊은 선수를 선호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어느 팀에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kt가 보상 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외면받았다. 돌아갈 길은 kt뿐이었다. 시즌 개막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기대보다 낮은 조건에 사인할 수밖에 없었다.

이대형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는 참가하지 않고 국내에서 재활에 전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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