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23번째를 맞이하는 동계 올림픽이 눈앞에 다가왔다.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은 여러 의미가 있다. 한국에서는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올림픽이 열린다. 또한 한국에서 개최되는 첫 번째 동계 올림픽이기도 하다. 3번의 도전 끝에 개최권을 따낸 평창 올림픽은 준비 과정 역시 험난했다. 역대 최고의 동계 올림픽을 완성하자는 정부와 대한체육회, 각 겨울철 종목 단체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도 평창 올림픽에서 녹아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북 단일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과거와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 올림픽을 불과 20여 일 남겨 놓은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사건도 터졌다. 스포티비뉴스는 해피 엔딩을 위해 달려가는 평창 올림픽을 각 종목 별로 나눠 조명했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어느새 평창 올림픽이 11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4년간 준비한 거사(巨事)는 눈앞인데 여기저기 안 좋은 소식이 터져 나왔다.
과거 남북 단일팀이 이뤄지면 많은 이들은 이를 반겼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급하게 이뤄진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북한이 이번 올림픽에 참가함은 물론 대규모 예술단과 응원단, 여기에 남북 스키 선수들은 북한 원산에 있는 마식령 스키장에서 공동훈련을 한다.
이런 일이 빠르게 진행되며 한편에서는 "지난해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가 녹아내렸다"며 반겼다. 그러나 20~30대 층이 주를 이룬 젊은 세대 상당수는 이를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북한과 평화 공존보다 핵실험 등 위협을 자주 경험한 이들은 "평창 올림픽이 아닌 평양 올림픽"이라며 비판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 팀은 4년간 올림픽만 바라보며 빙판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모두 특별한 사연이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는 국내 실업 팀이 없다. 오직 대표 팀에서는 나오는 수당밖에 없다. 생계를 포기하고 올림픽만 바라보며 뛰어온 이들은 태극 마크가 아닌 한반도기가 그려진 특별 유니폼을 입는다.
지난 25일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충북 진천선수촌에 들어왔다. 이들의 규모는 선수 12명, 감독 1명, 보조인력 2명 등 15명이다. 그리고 28일 첫 합동 훈련에 들어갔다. 조직력이 중요한 아이스하키 대표 팀은 올림픽을 불과 열흘 정도 남겨놓은 상황에서 새로운 멤버들을 받아들였다. 북한 선수가 실전 경기에 뛰어야 단일팀이 명목이 산다는 목소리도 있다.
단일팀의 취지는 좋지만 모든 일은 급하게 진행됐다.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는 점도 여기에 있다. 순수 스포츠 정신이 아닌 정치적인 목적의 색이 진하기 때문이다. 1991년 탁구 단 팀과 현재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다른 점은 여기에 있다.
현재 단일팀은 진천선수촌에서 호흡을 맞추기 위해 훈련 중이다. 짧은 시간, 한 경기당 북한 선수는 2~3명 정도가 출전한다. 이들의 경기력이 어느 정도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스피드스케이팅 노선영(29, 콜핑팀)의 올림픽 출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팀 추월 대표 팀에서 뛰고 있는 그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미숙 처리로 올림픽 출전 자격을 잃었다. 이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뒤 여론은 일제히 연맹을 비난했다.
연맹은 노선영이 팀 추월에 나서려면 개인 종목 출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규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 착오로 노선영의 노력과 꿈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출전권을 확보했던 러시아 선수 2명이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승인한 169명의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예비 2순위였던 노선영은 극적으로 올림픽 출전 기회가 열렸다.
이 문제 외에 여자 쇼트트랙 간판인 심석희(22, 한국체대)는 훈련 도중 코치에게 폭행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알파인 스키 대표 팀은 올림픽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대한스키협회는 23일 국제스키연맹(FIS)으로부터 평창올림픽 남녀 쿼터를 배정받았다. 그런데 협회가 확보한 출전권은 예상에 한참 못 미친 4장이었다. 이 문제 역시 단체의 부실한 행정력이 빗은 결과였다.
한국 스포츠는 올림픽 개최권을 두 번이나 확보했다. 그러나 이에 비해 각 스포츠 단체의 행정력과 선수 관리는 여전히 문제점이 많다. 급하게 이뤄진 남북 단일 팀도 선수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평창 올림픽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그동안 감추려 했던 한국 스포츠의 구멍은 여전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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