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안탈리아(터키), 취재 정형근, 영상 장아라 기자]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누구입니까?”
자메이카 감독에게 물었다. 90분 내내 자메이카 수비진을 괴롭히며 멀티 골을 넣은 김신욱은 예상 가능했다. 두 번째로 나온 이름은 장현수. 취재진은 어리둥절했다.
“장현수는 전반전에 실수를 하며 골을 내주지 않았나요?” 반문했다.
그러자 자메이카 감독은 “축구는 언제나 실수가 동반되는 게임이다. 우리 선수들도 실수를 한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항상 그렇다. 항상 집중력을 끌어 올리고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장현수는 페널티박스에서 탄탄한 수비를 펼쳤다 후방에서 안정적으로 수비를 조율했다”고 답했다.
자메이카 감독의 ‘립 서비스’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신태용 감독에게 장현수의 ‘실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물었다.
“장현수는 현재 몸 상태가 60% 정도밖에 안 된다. 평소 이 기간은 동계훈련을 진행하며 컨디션을 점차 올려야 하는 시기이다. 몸 상태를 회복하면 나아질 수 있다고 본다.”
자메이카전 이후 장현수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은 끊이지 않았다. 거의 모든 대표팀 기사의 댓글은 ‘장현수 OUT’으로 도배됐다. 그러나 터키 안탈리아 현장의 반응은 180도 달랐다. 대표팀 관계자는 “평소에 정말 잘하는 선수인데…”라며 아쉬운 감정을 나타냈다.
장현수는 전반 5분 자신의 실수로 실점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장 내 모든 관중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큰 목소리로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며 전체 수비 라인을 조율했다.
신 감독이 후반 막판 김민재와 정승현으로 센터백을 교체하고 장현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렸다. 이 변화는 테스트나 ‘질책성’이 아니다. 경기 직후 신 감독은 “정우영은 다리 경련이 왔고 윤영선도 무릎이 뻑뻑한 증상이 있어 부상 예방 차원에서 둘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장현수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신태용 감독이 이끌던 올림픽 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A매치 13경기에 모두 뛰며 출전 시간 1위를 차지했다. 장현수를 오랜 시간 가까이서 지켜본 신 감독은 장단점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
신 감독이 장현수에 대한 ‘신뢰’를 언제까지 이어 갈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꿈의 무대’가 간절한 선수들이 장현수의 빈틈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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