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시즌을 맞이하는 스포티비뉴스는 성실한 발걸음으로 현장의 소리를 전하고자 합니다. K리그 12개 구단의 국내외 프리시즌 훈련을 현장에서 취재해 밀도있는 기사로 독자 여러분을 만나겠습니다. <편집자 주>
[스포티비뉴스=알가르브(포르투갈), 한준 기자] ‘황볼트’ 황일수(31)는 이미 울산현대의 포르투갈 1차 전지훈련지에서 뛰고 있었다. 울산 이적 과정에 풀리지 않은 매듭이 남아 공식 발표만 못하고 있던 상태. 알가르브로 취재를 온 기자도 울산 구단 관계자가 양해를 구해 힘차게 내달리는 황일수의 모습을 곧바로 전하지 못했다.
황일수는 울산의 알가르브 전훈 마지막 두 경기 중 현지시간 27일 치른 모로코 리그 챔피언 IR 탕헤르와 경기를 90분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이 경기는 오세훈이 원톱으로 나서고, 조영철, 이상헌, 장성재, 황일수가 2선에 배치되고 김건웅이 포백 이명재, 김수안, 최규백, 정동호 앞에 섰다. 오승훈이 골문을 지켰다.
탕헤르전은 전후반을 나눠 고르게 출전 시간을 배분해온 지난 연습 경기와 달라 90분 풀타임 경기 체력 만들기에 나선 첫 일정이다. 오세훈이 후반 24분 주니오, 최규백이 후반 24분 리차드, 장성재가 후바 32분 이영재와 교체 되어 실전 경기처럼 3명만 교체했다.
표기상으로는 울산이 전훈기간 플랜A로 삼고 경기한 4-1-4-1 포메이션으로 나섰으나, 실제로는 황일수가 오세훈 옆 자리로 올라가고, 장성재가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해 4-4-2 대형으로 움직였다. 울산은 본래 수비시 4-4-2 대형을 자주 만들었는데, 이 경기는 공격할 때도 4-4-2 대형으로 움직인 첫 경기였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경기 중에 4-1-4-1와 4-4-2가 유연하게 변환하는 것을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전환의 핵심 선수가 황일수다. 조영철이 왼쪽 측면 미드필더 자리에서 레프트백과 연계 플레이를 통해 공간을 만드는 역할이고, 황일수는 최전방 공격수 자리로 올라가 상대 최종 수비라 인에 계속 부담을 주는 임무를 맡았다.
황일수는 특유의 스피드와 저돌성을 살려 투톱 중 좌우 위치를 모두 오가며 종횡무진 뛰었다. 오세훈이 193cm의 장신을 활용해 공중볼을 따내고, 2선으로 내려와 공을 받아주고, 연결해주는 포스트 플레이를 했다. 황일수와 빅 앤드 스몰 형태의 투톱으로 좋은 호흡을 보였다.
장성재가 중앙 오른쪽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를 오가며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를 했다. 2017시즌 입단해 R리그에서 11골을 몰아친 장성재는 전술 변환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헌신을 했다. 울산은 이 경기에서 후반 44분 실점해 0-1로 졌으나 후방 빌드업을 통한 공격 전개가 좋았고, 경기 내내 탕헤르보다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 4-1-4-1 에서 4-4-2 유기적 전환 열쇠…투톱 황일수
■ 빠르고 폭발적인 배후 공략, 울산 공격 더블 스쿼드 구축
빌드업을 통해 수비 라인에서 측면을 거쳐 다시 중앙으로 들어올 때 황일수의 스피드가 빛났다. 상대 풀백과 센터백 사이를 찌르고 오는 황일수의 질주가 나오면 벤치에서 경기를 보던 다른 동료 선수들도 “역시 황볼트!”라며 “정말 빠르다”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단지 빠르게만 한 것이 아니다. 힘을 갖춘 돌진은 꼬뿔소가 달려들 듯 상대 수비와 뒷 공간을 잡아먹을 기세를 보였다.
황일수는 이미 울산의 1월 초 국내 전훈 일정부터 소화하고 있었다. 10일 포르투갈 전훈도 시작부터 함께 했다. 계약 마무리가 안되어 발표만 못한 상황이었다. 울산 팀 분위기와 전술에 완전히 녹아든 상태다.
황일수는 1월 22일 베이징궈안과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11분 오르샤의 패스를 받아 연습 경기 첫 골맛을 봤다. 경기의 승패를 가른 결승골을 황일수가 넣었다. 구단 홍보 담당자는 “득점자 현황이 다 있었으나 아직 계약 문제가 다 안 끝나 공개할 수 없었다. 상세 기록을 공지하지 않아 팬들의 질타를 받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며 웃었다.
측면과 전방을 활기차게 오가는 황일수의 플레이는 현재 국가 대표 팀에서 이근호가 보이는 전술적 역할과 흡사하다. 이근호 영입을 원했던 울산은 또 다른 국가 대표 ‘스피드 마스터’ 황일수를 안았고, 공격진 더블 스쿼드 구축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공격 자원이 8명이나 되니 모두 다 쓰고 싶다. 네 명을 다 쓸 수 있도록 투톱을 준비해보고 있다”고 했다. 울산은 투톱 자원으로 이종호와 황일수, 토요다와 주니오를 쓸 수 있고, 측면에 오르샤와 조영철, 김인성과 김승준을 보유하고 있다. 누가 나가도 고른 경기력을 낼 수 있는 울산이다.
측면과 전방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황일수는 김 감독 계획의 중심에 있다. 울산은 30일 포르투갈 1차 전훈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다. 선수단은 이틀 간 휴식한 뒤 2월 멜버른빅토리와 AFC 챔피언스리그 1차전 원정 경기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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