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더즈필드의 버스를 넘은 리버풀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리버풀이 허더즈필드타운의 '버스'를 넘었다. 트레이트마크 역습이 아니었다. 볼을 충분히 점유하고, 잇달아 크로스를 올렸다. 장점을 잠시 내려놓으면서 플랜B의 가능성을 봤다. 

리버풀은 31일 오전 5시(한국 시간) 영국 허더즈필즈의 존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허더즈필드타운과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리버풀 앞서 리그 23라운드 '최강' 맨체스터 시티를 4-3으로 이겼다. 스리톱의 스피드와 전진압박으로 맨시티의 공격을 무마했고, 곧바로 역습했다. 장점을 잘 살렸다. 문제는 이은 2연전. 

리버풀은 리그 24라운드 최하위 스완지시티에 0-1패, 이어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선 웨스트브로미치알비온에 졌다. 모두 선 수비 후 역습을 하는 팀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리버풀이 장점을 살리기 어려웠고, 같은 수에 당했다. 

홈에서 리버풀을 상대하는 허더즈필드타운도 어김없이 5-3-2 포메이션으로 나왔다. 수비 상황에선 사실상 전원이 내려선 '텐백' 버스를 세웠다. 리버풀의 스리톱 호베르투 피르미누, 사디오 마네, 모하메드 살라가 달릴 공간을 지웠다.

리버풀이 선택한 방법은 후방에서 롱패스를 투입하고 측면 크로스를 올리는 것. 전반 3분 리버풀의 후방에서 한 번에 긴 패스를 보냈다. 마네의 터치가 좋지 않았지만, 볼 자체를 페널티박스 안에서 투입하면서 피르미누의 슈팅까지 이어졌다.

전반 21분에도 공격에 적극 가담한 센터백 데얀 로브렌이 상대 진영까지 넘어와 침투 패스를 했다. 살라의 터치가 세밀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봤다. 리버풀은 자신들의 지공 플레이가 조금씩 통하자 중원 공격과 함께 측면 크로스도 병행했다. 

전반 25분 잔이 환상적인 중거리 득점 이전엔 사실 왼쪽 측면에서 간결한 패턴 플레이로 허물고 올린 크로스가 시발점이었다. 

전반 추가시간 터진 피르미누의 추가 골도 마찬가지였다. 피르미누가 왼쪽 측면에서 마네와 2대 1 패스로 수비를 벗겨내면서 비집고 들어갈 틈을 만들었다. 피르미누가 시선으로 허더즈필드의 수비와 골키퍼를 속인 창의성이 돋보였지만, 기본적으로 팀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패턴이 좋았다. 

2골을 앞선 리버풀은 후반엔 더 편안하게 지공을 펼쳤다. 후반 3분엔 밀너가 중원에서 침투패스로 허더즈필드의 수비 뒤 공간을 허물었다. 후반 9분엔 조셉 고메스의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측면을 계속 흔들었다.

리버풀은 측면 크로스와 함께 중앙에서 침투 패스도 동반했다. 후반 23분 후방에서 잔이 침투패스를 투입했고, 볼을 마네가 쇄도해 헤더로 연결했다. 헤더가 살짝 빗나갔다. 역습에 특화된 마네는 후방에서 적절한 침투 패스가 제공되자 상대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들어 헤더로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었다. 슈팅이 좋은 제임스 밀너도 중원에서 기회가 날 때마다 중거리슛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리버풀은 허더즈필드와 경기에서 811개의 패스를 기록했다. 충분히 압도했지만 결과를 챙기지 못했던 스완지전(662개)보다 150여 개의 패스를 더했다. 스완지전에선 자신들의 강점이 통하지 않아 조급했다면, 허더즈필드타운을 상대론 충분히 후방에서 볼을 돌리고 다른 방식을 찾았다. 

매번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할 순 없다. 상대에 따라 내가 변해야 할 때도 있다. 리버풀이 잇달아 고전하던 '버스'를 넘을 실마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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