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배구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30대 후반에서 40대의 젊은 감독들이 프로 팀들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들은 모두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한국 남자배구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들이었다.

임도헌(43, 삼성화재) 김상우(43, 우리카드) 김세진(42, OK저축은행) 강성형(45, KB손해보험) 최태웅(39, 현대캐피탈)은 현재 충북 청주에서 열리고 있는 KOVO컵 프로배구대회서 '제2라운드'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학배구 중흥기의 주역들이었다는 점. 이들은 대학배구 전통의 라이벌인 성균관대와 한양대에서 활약했다. 김세진 강성형 최태웅 감독은 한양대를 이끌었고 임도헌 김상우 감독은 성균관대서 기둥역할을 했다. 9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한양대와 성균관대의 라이벌 전은 실업 경기 이상으로 흥미진진했다.

또한 이들은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대학시절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해 라이벌 일본 중국과 명승부를 펼쳤다. 프로리그가 출범 된 이후에는 '전통의 라이벌'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서 맞붙었다. 김세진 김상우 감독은 삼성화재 출범 멤버였다. 임도헌 강성형 감독은 현대캐피탈의 간판이었고 최태웅 감독은 지난 2010년 삼성화재에서 현대캐피탈로 둥지를 옮겼다.

이들 감독의 색깔은 다양하다. 김세진, 임도헌 감독은 대표팀의 주전 날개공격수였다. 임도헌 감독은 강한 파워를 앞세워 상대 수비수들을 제압했다. 라이트 공격수였던 김세진 감독은 높이와 힘 여기에 탁월한 배구 센스까지 갖췄다. 올라운드 플레이어였던 강성형 감독은 라이트와 레프트를 가리지 않았다. 또한 수비능력까지 탁월해 팀의 궂은일을 도맡았다. 임도헌 강성형 감독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함께 출전했다. 당시 팀을 조율한 주전 세터는 신영철(51) 한전 감독이었다. 대학시절부터 '천재 세터'로 불린 최태웅은 삼성화재의 황금기는 물론 대표팀의 야전 사령관으로 활약했다.

 김세진 감독은 1996년 애틀랜타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해 대표팀의 해결사 역할을 맡았다. 최태웅 감독은 시드니올림픽에서 김세진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이후 한국남자배구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뒤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지 못하고 있다.

현재 한국남자배구는 침체에 빠져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남자배구 전성기의 주역들은 프로팀 감독으로 현장에 돌아왔다.

특히 김세진 감독은 지난 2014~2015시즌 난공불락인 삼성화재를 꺾고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2006년부터 삼성화재 코치로 일해 온 임도헌 감독은 9년 동안 신치용 감독을 보좌하며 풍부한 경험을 얻었다. 최태웅 감독은 '배구 명가' 현대캐피탈의 재건을 위해 나섰다. 강성형 감독도 KB손해보험을 따라다니는 ‘만년 우승후보’란 불명예를 털어낼 임무를 받았다. 김상우 감독은 지난 2010∼11시즌 LIG손해보험의 사령탑을 맞은 경험이 있다. 당시 단 한 시즌 만에 해임됐지만 우리카드의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의 명예를 살릴 기회를 잡았다.

이들 젊은 감독은 본격적인 시즌을 앞두고 예비고사를 치른다. 지난 11일부터 충북 청주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코보컵에서 이들은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 재회했다. 현재(15일 기준)까지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은 2승 무패를 기록하며 4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1승 1패를 기록했고 우리은행은 2패에 그쳤다.

[사진1] 최태웅 ⓒ KOVO 제공

[사진2] 김세진 ⓒ 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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