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6이닝 3실점으로 기록하고도 패전 투수가 된 제이콥 디그롬.

▲ '이건 꿈일 거야'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24일(이하 한국 시간) 샌디에이고와 뉴욕 메츠의 경기에서 메이저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수비가 나왔다.

5회 메츠 우익수 호세 바티스타가 크리스티안 비야누에바의 뜬공을 놓쳤다. 정면으로, 그다지 빠르지 않았던 평범한 타구였는데 못 잡았다. 6회엔 메츠 유격수 아메드 로사리오가 땅볼 처리를 못했다.

두 개의 실책 모두 선발투수 제이크 디그롬을 힘들게 했다. 이 수비 실수 두 개가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타자들은 공격에서도 만회하지 못했다. 메츠의 2-3 패배. 디그롬은 8이닝 3실점(2자책점) 탈삼진 10개를 기록하고도 패전 투수가 됐다.

디그롬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다. 평균자책점 1.71로 전체 1위, bWAR, FWAR에서도 선발투수 가운데 1등이다. 탈삼진은 맥스 슈어저에 이어 2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서도 슈어저와 각축이다.

그런데 승리 기록을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단 5승에 그치고 있다. 24일 패배로 시즌 5번째 패전을 안았다. 이날 등판이 시즌 20번째 등판이었는데, 20차례 마운드에 올라서 평균자책점 1점대를 기록하고도 7승에 못 미친 투수는 1912년 이후 디그롬이 처음이다.

디그롬은 지난 5월 19일 이후 1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해냈다. 그러나 고작 2승 4패를 기록하고 있다. 7이닝 이상 던지면서 한 점도 주지 않고도 노디시전 경기(승패 없이 물러난 경기)가 네 차례나 된다. 그만큼 타자들의 도움을 못 받았다. 24일 경기는 특별한 날이 아니다. 이번 시즌 디그롬에겐 흔한 일이다.

이런 페이스라면 메이저리그 역사에 불운한 투수로 남을만하다. 한 미국 기자는 이 페이스라면 디그롬은 200이닝 이상, 평균자책점 2점대를 기록하고도 10승에 못 미친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야구계에선 디그롬을 향한 동정 여론이 돌고 있다. 한 메츠 팬은 트위터에 "디그롬이 타자들을 가만히 놓아두는 게 신기하다"고 했고, 또 다른 메츠 팬은 "제발 메츠를 탈출해"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기자 존 헤이먼은 "디그롬이 타자들을 고소하더라도 누구도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승리 빼면 사이영상인데…(20경기 5승 5패)

평균자책점 1.71(1위)
조정평균자책점 222(1위)
FIP (수비무관평균자책점) 2.27(1위)
bWAR(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 승리기여도) 6.2(1위)
fWAR(팬그래프닷컴 기준 승리기여도) 4.9(1위)
WHIP 0.97(2위)
탈삼진 159개(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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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승(공동 45위)
9이닝 당 득점 지원 3.70점(39명 중 3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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