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단순하게 생각하려 한다."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의 선두 두산 베어스 공략법은 "단순하게"였다. SK는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선두 두산과 후반기 첫 시리즈에서 3-1로 이기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선발투수 박종훈이 5이닝 무실점으로 버틴 가운데 한 점씩 차곡차곡 쌓아 나가며 리드를 지키는 힘이 돋보였다. 

두산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을 내세웠다. 린드블럼은 이날 전까지 19경기에서 12승 2패 125이닝 평균자책점 2.74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투수로 활약했다. 퀄리티스타트는 16차례였다. SK와는 한 번 만나 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힐만 감독은 린드블럼 공략법을 묻자 "우리 좌타자와 우타자가 모두 린드블럼 상대로 약했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한다. 기본에 충실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두산과 3연전을 치르는 각오도 비슷했다. 힐만 감독은 "1위 팀과 시리즈가 신경 쓰이긴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하려 한다. 어느 팀과 붙든 수비와 투구, 공격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지금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고 있어도 선수들이 끝까지 하려는 걸 계속 지켜봤다"며 믿음을 보였다. 

철저히 한 점을 뽑으려 했다. 0-0으로 맞선 4회말 로맥의 안타와 최정의 볼넷으로 얻은 무사 1, 2루 기회에서 김동엽이 희생번트를 댔다. 올해 홈런 23개를 친 거포에게 강공을 지시하지 않았다. 이어진 1사 2, 3루에서 이재원이 좌익수 앞 적시타를 날려 린드블럼에게 기어코 한 점을 뺏었다. 6회초 양의지에게 중월 홈런을 맞아 1점 리드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 결승타를 날린 SK 와이번스 노수광 ⓒ 한희재 기자
추가점을 뽑을 때는 상대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1-1로 맞선 7회 1사 1루에서 김강민이 볼넷을 얻었을 때 두산 포수 양의지의 2루 송구가 중견수 쪽으로 빠졌다. 순식간에 1사 1, 3루로 상황이 바뀌었고, 노수광이 우익수 앞 적시타로 2-1 리드를 안겼다. 8회에는 선두 타자 최항이 다소 높게 들어온 146km짜리 직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9회에는 8회 대주자로 투입된 유격수 박승욱이 일을 냈다. 1사 1, 3루 실점 위기에서 좌익수 쪽으로 빠질수도 있었던 이우성의 타구를 빠르게 쫓아가 유격수 병살타로 연결했다. 힐만 감독은 경기 뒤 "쉽지 않은 바운드를 처리한 박승욱을 칭찬하고 싶다"고 따로 언급했다. 

SK는 두산과 후반기 첫 시리즈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하며 2위를 사수했다. 3위 한화 이글스와는 여전히 승차 없이 승률에서 3리 앞서 있다. SK는 두산과 남은 시리즈 2경기에서도 경기를 단순하게 풀어가며 승수를 더 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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