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채병용은 25일 팀을 만루 위기에서 구해냈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SK 와이번스의 '관리 야구'가 한여름 폭염 속에서도 팀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SK는 24~25일 인천 두산전에서 2연승을 달렸다. 24일에는 '거포' 김동엽이 데뷔 첫 희생번트를 성공시켰고 25일에는 1,2회에 이중 도루만 2번 나오면서 한눈팔 수 없는 야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더욱 깊숙이 들어가 보면 SK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탄탄한 마운드다.

SK는 25일 앙헬 산체스가 5회 갑자기 흔들리자 그를 채병용으로 과감히 교체하고 위기를 막았다. 산체스는 4⅓이닝 3실점을 기록 중이었고 팀이 이미 8점을 뽑은 상황이었지만 지체하지 않고 마운드를 바꾸는 작전을 성공시켰다. 후반기 들어 더욱 강해진 불펜이 있었기에 가능한 교체였다.

전반기까지는 사뭇 달랐다. 팀이 하루 지더라도 선수들의 성적과 컨디션을 먼저 챙겼다. SK는 시즌 3연투가 2차례(5월 23~25일 신재웅, 6월 20~22일 박정배) 뿐이다. 불펜 투수도 30개 이상 던지면 반드시 다음날 휴식을 줬다. 마무리 신재웅이 나오지 않아 아슬아슬한 경기도 많았지만 트레이 힐만 감독과 손혁 투수코치는 비판을 감수하고 그를 아꼈다.

불펜 뿐 아니라 김광현도 지금까지 15경기에 나와 100개 이상 던진 경기가 한 번도 없다. 팔꿈치 수술 후 처음 복귀한 김광현을 철저하게 관리하기 위해 잘 던지고 있어도 끊고 교체했다. 이처럼 관리 야구와 성적이 함께 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타선의 힘이 좋은 SK기에 마운드를 충분히 조정하며 시즌을 이어올 수 있었다.

그 결과가 후반기에 빛을 발하고 있다. SK의 팀 평균자책점은 지난달까지 4.54로 한화(4.48)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7월 들어 실점이 줄면서 시즌 전체 팀 평균자책점 1위(4.37)로 등극했다. 마운드를 앞세운 7월 팀 성적은 11승6패. 같은 기간 한화가 7승10패로 주춤하면서 21일 2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한화는 SK를 1경기 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하지만 선두 두산에 이틀 연속 짜임새 있는 야구로 2연승을 달리며 SK는 2승 이상의 분위기와 자신감을 얻었다. SK가 전반기 비축한 힘으로 후반기 쭉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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