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우완 강지광은 26일 1군에서 투수로 처음 등판했다. ⓒSK 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SK 와이번스 우완 투수 강지광이 몇 년 동안 망설이고 고민했던 투수로 첫 걸음을 내딛었다.

강지광은 26일 인천 두산전에서 8-1로 앞선 9회 등판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1군에 등록된 강지광. 그에게는 이 엔트리 등록이 큰 의미가 있다. 드디어 타자가 아닌 투수로 처음 1군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날이기 때문. 경기 전 만난 강지광은 "2군에서 어떻게 훈련했냐"는 질문에 "얻어터지다가 왔다"고 답하면서도 표정이 밝았다.

지난해 말 2차 드래프트로 강지광이 넥센을 떠나 SK로 왔을 때, 염경엽 SK 단장은 기자에게 "강지광은 투수로 뽑은 것"이라고 단언했다. 염 단장은 넥센 감독 시절부터 꾸준히 강지광에게 인천고 때처럼 투수로 다시 바꿀 것을 권유했다. 염 단장의 감독 마지막 해였던 2016년에는 강지광이 투수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팔꿈치 통증으로 프로 입단 후 타자로 전향했던 강지광이기에 투수 복귀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강지광도 타자로 나서 몇 차례 부상을 입으며 제대로 경기에 뛰지 못하자 투수로 다시 나서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SK로 이적한 뒤에는 본격적인 투수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투수 근육'을 만들기 위해 천천히 기본부터 시작한 그는 5월 11일 경찰청전을 시작으로 퓨처스 19경기에 나와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타자들과 상대하는 방법을 다시 익히고 근육을 몸에 익게 하면서 점점 투수로 성장한 강지광. 그가 이달 들어 퓨처스에서 6경기 1승 평균자책점 3.00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자 퓨처스 코칭스태프가 그를 1군에 강력하게 추천했다. 퓨처스 팀의 건의에 응답한 경기 전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강지광에게 기대하는 것은 강한 공, 그리고 적극적인 에너지"라고 밝혔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강지광은 9회 1사 후 박세혁을 볼넷을 내보냈다. 양종민을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류지혁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고 오재일이 볼넷을 골라 2사 만루에 몰렸다. 그는 정진호에게 우익선상 2타점 2루타를 맞고 실점했다. 허경민을 2구째 중견수 뜬공으로 막고 경기를 마치고서야 그는 긴장이 풀린 듯 웃었다.

이날 투구수는 24개. 스트라이크는 12개, 볼도 12개였다. 스스로도 "스트라이크가 이렇게 안 들어간 건 처음"이라고 말할 만큼 만족스러운 등판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고 156km을 찍은 묵직한 직구는 염 단장이 강지광을 왜 투수로 원했는지 알 수 있게 했다. 투수 강지광은 이제 갓 첫 발을 뗐다. 이 스토리가 계속 발전해나갈 수 있을지 이제 그의 노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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